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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다시 태어나는 공포,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두 번째 기록』 출간(세스지, 반타)
세스지 작가가 웹 연재와 단행본, 영화로 확장된 괴담 세계를 새로운 설정과 결말의 변주로 다시 선보인다.

출판사 제공
같은 장소를 다시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세스지 작가의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두 번째 기록』은 2025년 국내에 소개된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일부 개작한 작품으로, 원작의 기본 골자는 유지하면서도 인물 설정과 주제, 결말을 달리한 또 하나의 변주다. 반타가 펴낸 국내 번역본은 일본 문고판의 특성을 살려 ‘두 번째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독자와 만난다.
일반적으로 문고판은 판형이 작아질 뿐 내용 자체는 동일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다르다. 일본 현지에서 선보인 문고판은 기존 이야기를 단순히 축약하거나 재출간한 것이 아니라, 동일한 소재를 기반으로 서사의 방향을 바꾼 이례적 기획이었다. 출간 전부터 기대를 모았고, 2025년 8월 일본 현지 영화 개봉과 맞물려 다시 화제가 되었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는 웹 연재판, 단행본, 영화로 확장되며 동일한 장소와 소재를 바탕으로 절묘한 변주를 거듭해 온 작품이다. 이번 ‘두 번째 기록’은 바로 그 변주의 연장선에 있다. 이미 아는 공포라고 생각하는 순간, 설정이 달라지고 인물의 위치가 바뀌며 결말의 방향이 흔들린다. 공포는 낯선 것에서만 오지 않는다. 익숙하다고 믿었던 장소가 조금 다르게 기록될 때 더 깊은 불안이 생긴다.
원작은 일본 소설 투고 사이트 가쿠요무에서 연재 당시 조회수 1,400만을 기록한 괴담 모음집으로 주목받았다. ‘이 호러가 대단해!’ 2024년 1위를 차지했고, 발행 부수 70만 부를 돌파했으며, 2023년부터 만화로 연재되고 2025년에는 실사 영화로도 개봉됐다. 이력만으로도 작품이 일본 호러 독자들에게 남긴 인상을 짐작할 수 있다.
세스지는 이후 『입에 대한 앙케트』로 포켓 사이즈의 짧은 분량 안에 강렬한 공포를 담아 ‘신감각 호러 체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에서는 유령을 믿지 않는 유튜버, 유령을 보는 여자, 유령을 돈으로 보는 편집자가 공포 콘텐츠를 연출하려다 저주의 굴레에 끌려 들어가는 이야기를 펼쳤다. 욕망이 공포를 부르고, 원한이 번식하는 서사를 단단하게 밀어붙이는 작가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두 번째 기록』은 원작을 읽은 독자에게는 낯익은 장소가 다시 낯설어지는 경험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기록 형식의 공포가 주는 압박감을 선사한다. 같은 장소는 두 번 기록될 때 더 이상 같은 장소가 아니다. 그 차이에서 공포는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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