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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폭력은 왜 우리 몸을 움찔하게 하는가, 『연극 그리고 폭력』 (루시 네빗, 교유서가)
루시 네빗의 『연극 그리고 폭력』은 모의와 실제 사이에서 폭력이 어떻게 공연되고 관객에게 신체적으로 전달되는지 탐구한다.

출판사 제공
교유서가가 루시 네빗의 『연극 그리고 폭력』을 출간했다. 이 책은 연극 속 폭력이 지닌 모의와 실제의 양면성을 탐구한다. 무대 위 싸움 장면에서 전투 재연, 프로레슬링쇼, 바디아트, 단식투쟁, 전쟁 행위에 이르기까지 폭력을 재현하는 수행적 방식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생산한다.
책의 출발점은 폭력을 무대에서 숙고하는 일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는 관점이다. 뉴스는 폭력의 이미지와 설명을 끊임없이 쏟아내지만, 그것을 멈춰 사유할 시간과 공간은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연극 무대는 세계의 다양한 상상적 변형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장소다. 실제 혹은 잠재적 폭력을 성찰할 수 있는 구조와 맥락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연극은 폭력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과 다르게 작동한다.
관객은 대부분 자신이 보는 것이 실제 폭력이 아니라 모의 연기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몸은 그 사실만으로 완전히 안전해지지 않는다. 복부 가격이 설득력 있게 연출되면 관객은 움찔하거나 숨을 들이킨다. 빠르고 격렬한 검투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심박수가 오르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기도 한다. 책은 관객이 허구에 몰입하면서도 그것이 모의 상황임을 동시에 의식하는 복합적인 경험에 주목한다.
목차의 ‘관객성’, ‘연극적 양식의 선택과 관습’, ‘보여주기의 행위: 수행성과 이데올로기’는 폭력 재현이 단순한 장면 연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무대 위 폭력은 어떤 양식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관객의 해석을 바꾼다. ‘강간 연출’, ‘역사와 정전적 폭력’, ‘재연을 통한 역사 무대화’ 같은 장은 폭력의 표현이 윤리와 정치, 역사적 기억의 문제와 분리될 수 없음을 드러낸다.
‘현실성과 시뮬레이션’은 이 책의 핵심 개념을 더 밀고 나간다. 무대전투와 게임, 공연으로서의 실제 폭력은 어디까지가 연기이고 어디부터가 실제인지 묻게 한다. ‘스펙터클과 테러리즘’, ‘스펙터클로서의 고통받는 신체’는 무대 바깥의 폭력까지 공연성의 관점에서 사유하게 한다.
루시 네빗은 영국 무대 및 스크린 전투 아카데미에서 무술 안무를 배웠고, 무대 전투와 스포츠, 스펙터클의 미학과 수행성을 연구해왔다. 『연극 그리고 폭력』은 폭력 장면을 더 실감 나게 만드는 기술서가 아니다. 폭력을 볼 때 우리의 몸과 생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반응을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성찰의 자리로 옮길 수 있는지 묻는 비평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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