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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동해는 어디에서 왔는가, 『동해 탐독』 (저자 정보 미제공, 틈새책방)
20년간 동해안을 취재한 기자가 고래, 가자미, 오징어, 명태, 문어, 대게, 곰치를 통해 동해 수산업과 식탁의 관성을 추적한다.

출판사 제공
틈새책방이 『동해 탐독』을 출간했다. 이 책은 “동해의 명태와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동해를 관광지와 먹거리 산지로 쉽게 떠올린다. 회와 대게, 오징어와 명태는 익숙한 식탁의 이름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이 어떤 제도와 유통 구조를 지나 식탁에 오르는지, 그 과정에서 지역의 삶과 자원 변화가 어떻게 얽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책은 20년간 동해안을 취재해 온 기자의 시선으로 동해 수산업의 현실을 추적한다. 프롤로그 제목은 ‘동해의 진짜 바닥을 보여드립니다’다. 여기서 바닥은 단순한 바닷속 지형이 아니다. 우리가 보지 않았던 산업의 구조, 사라지는 어종, 통계에 잡히지 않는 현실, 식탁 위에서 너무 쉽게 소비되는 수산물의 이면을 가리킨다. 책은 동해를 낭만적인 풍경이 아니라 생태와 경제, 노동과 문화가 부딪히는 현장으로 다시 읽는다.
구성은 고래에서 시작해 가자미, 오징어, 명태, 문어, 대게, 곰치로 이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던 오징어는 사라졌다’는 장은 익숙한 식재료가 더 이상 예전의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낸다. ‘누가 오징어를 금징어로 만들었나?’는 가격 상승을 단순한 시장 현상으로만 보지 않게 한다. 자원 변화와 유통 구조, 소비 방식이 함께 움직일 때 식탁 지도도 바뀐다.
명태를 다룬 대목은 동해의 상실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희망 고문이 돼 버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사라진 자원을 되살리는 일이 구호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명태가 되살린 바닷길, 명태로 풍요로워진 식탁’은 한 어종이 지역 경제와 식문화에 얼마나 깊게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말한다. ‘명태의 바다에 남은 식민 잔재’와 ‘명태의 눈은 왜 악귀를 쫓는가?’는 수산물이 생태와 경제의 대상일 뿐 아니라 역사와 민속의 흔적을 품은 존재임을 보여준다.
가자미와 대게, 곰치의 장도 식탁의 익숙함을 흔든다. ‘동해안 식당에는 국내산 가자미가 없다’는 제목은 소비자가 믿는 지역성과 실제 유통 구조 사이의 간격을 드러낸다. ‘대게 통계의 거짓말’은 숫자가 현실을 설명하면서도 때로는 가릴 수 있음을 짚는다. ‘잡어 곰치의 반격’은 낮게 평가되던 생선이 시장과 식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른 이름과 지위를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공된 저자 소개에는 라디오 수집과 연구 활동이 적혀 있어 책소개에 나온 ‘20년간 동해안을 취재해 온 기자’ 설명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자료만으로 이 불일치를 해소할 수는 없다. 다만 책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동해 탐독』은 우리가 먹는 동해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잃으며 식탁에 도착했는지 묻는다. 한 접시의 생선 앞에서 바다는 더 이상 풍경으로만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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