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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의 생각이 내일의 삶을 만든다”, 『밤의 설계자』 출간(폴커 부슈·이상희, 북파머스)

잠들기 전 15분, 뇌를 회복시키는 가장 과학적인 밤 습관

장세환2026년 5월 15일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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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설계자.jpg출판사 제공

밤은 하루의 끝이 아니라, 다음 삶이 시작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독일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정신과 의사인 폴커 부슈는 신간 『밤의 설계자』에서 바로 그 조용한 밤의 순간에 주목한다. 그는 “미래를 바꾸는 힘은 아침이 아니라 밤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잠들기 전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다음 날의 사고력과 정서, 삶의 방향까지 바꾼다고 설명한다.

독일에서 출간 직후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미라클 모닝’ 중심의 자기계발 흐름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성공한 하루를 위해 억지로 새벽을 깨우는 대신, 잠들기 전 뇌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20년 넘게 스트레스와 감정, 통증 등을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로, 현재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병원 신경과학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복잡한 뇌과학 이론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 덕분에 독일 최고의 심리학·뇌과학 커뮤니케이터로도 평가받는다.

책은 상상력, 직관, 고요, 자기애, 습관, 용서, 자신감 등 12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밤의 뇌를 “생각의 씨앗을 심는 정원”에 비유한다. 잠들기 전 불안과 자책 속에 머물면 부정적인 감정이 밤새 증폭되지만, 좋은 질문과 따뜻한 생각을 품고 잠들면 뇌는 수면 중 그것을 통찰과 회복의 에너지로 바꾼다는 설명이다.

특히 책은 현대인이 밤을 소비하는 방식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를 마친 뒤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 속에서 피로를 달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습관이 내면의 목소리를 흐리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뇌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을 저장하는 거대한 도서관인데, 끊임없는 자극 속에서는 그 안의 중요한 신호를 읽어낼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직관’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저자는 직관을 막연한 감이 아니라, 오랜 경험과 기억이 축적되어 무의식 속에서 작동하는 뇌의 판단 체계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빨리 움직이라는 조언 대신, 잠시 멈춰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는 연습을 권한다.

『밤의 설계자』는 단순한 수면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와는 결이 다르다. 뇌과학과 심리학, 철학과 일상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하루를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차분히 붙든다. 각 장 마지막에는 잠들기 전 직접 해볼 수 있는 질문과 짧은 정리 문장이 실려 있어 독자가 실제로 밤 습관을 바꿔볼 수 있도록 돕는다.

빠르고 시끄러운 하루를 살아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메시지를 건넨다. 삶을 바꾸는 거창한 비밀은 어쩌면 하루 끝, 불을 끄기 직전의 짧은 시간 안에 숨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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