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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의 홍수 속, 무엇을 믿을 것인가”, 『영양제의 과학』 출간(크리스티네 기터, 초사흘달)

비타민부터 오메가3까지, 영양제 열풍을 과학으로 다시 묻다

장세환2026년 5월 15일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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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의 과학.jpg출판사 제공

하루를 시작하며 비타민 한 알을 삼키고, 피곤하면 마그네슘을 챙기고, 면역력이 걱정되면 아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찾는다. 이제 영양제는 현대인의 일상이 됐다. 하지만 수많은 광고와 건강 정보 속에서 정작 중요한 질문은 쉽게 놓쳐진다. “정말 내 몸에 필요한 걸까?”

『영양제의 과학』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독일의 약사 크리스티네 기터는 이번 책에서 영양제를 둘러싼 과장된 믿음과 상업적 마케팅을 걷어내고, 실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한계를 차분하게 짚어낸다.

저자는 20년 넘게 약국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공통된 장면을 반복해서 목격했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먹지만, 정작 무엇이 부족한지 제대로 모른 채 유행처럼 제품을 소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책은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많이 먹는 것”보다 “정확히 알고 섭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은 비타민 C와 감기, 항산화제와 노화, 오메가3와 심혈관 질환, 암 치료와 영양제의 관계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항산화제가 많을수록 건강에 좋다”는 통념이나 “천연 영양제는 안전하다”는 믿음을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재검토한다. 대규모 메타 분석과 실제 임상 사례들을 토대로, 특정 영양제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오히려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도 설명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영양제 산업의 역사와 마케팅 전략까지 함께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저자는 비타민 C 대량 생산 이후 제약업계가 어떻게 ‘결핍’과 ‘불안’을 만들어냈는지, 또 건강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 심리를 자극해 왔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때로는 거대한 시장 논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영양제를 무조건 부정하거나 맹신하지 않는다. 특정 질환이나 결핍 상태에서는 영양 보충이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인정한다. 다만 저자는 “남들이 먹는다고 따라 먹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와 생활 습관, 의학적 필요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건강 정보 속에서 살아간다. 사회관계망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건강 팁이 떠오르고, 유명인의 식단과 영양제가 곧바로 소비 트렌드가 된다. 『영양제의 과학』은 그 혼란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 질문하게 만든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은 정말 건강을 위한 선택인지, 아니면 불안을 달래기 위한 소비인지 말이다.

건강을 챙기려는 마음은 진지하지만, 그 마음이 광고와 유행에 휘둘릴 때도 많다. 이 책은 그런 시대에 필요한 ‘판단의 기준’을 조용히 건네는 과학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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