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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흘러간 자리마다 남은 나주의 풍경, 『아, 인생 잠깐이구나』 출간(강경배, 도서출판이곳)

유년의 기억부터 노년의 사유까지, 나주라는 땅 위에 새긴 365일의 시

장세환2026년 5월 14일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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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인생 잠깐이구나.jpg출판사 제공

전남 나주를 삶의 근원으로 삼아온 강경배 시인이 연작시집 『아, 인생 잠깐이구나』를 도서출판이곳에서 펴냈다. 이번 시집은 나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유년의 기억과 중년의 고독, 노년의 성찰을 한데 엮어낸 작품집으로, 시인의 삶과 지역의 시간이 겹쳐 흐르는 독특한 애향시의 결을 보여준다.

시인은 나주를 단순한 고향이 아니라 “유년의 탯줄이자 노년의 몸을 기댈 마지막 성벽”으로 바라본다. 시집에는 24절기의 흐름과 영산강 물길, 배꽃과 복암리 옹관 같은 나주의 풍경과 유적이 반복해서 등장하며, 인간의 삶과 죽음, 기억과 부활의 감각을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이번 시집은 365행 구성 속에 하루하루의 시간을 담아낸 점이 눈길을 끈다. 시인은 나주의 열여섯 고을과 자신의 실존을 연결하며, 공간의 기억이 곧 인간의 기억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드러낸다. 화려한 수사보다 절제된 문장과 서정적인 시선으로 삶의 유한함을 붙잡아내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책은 ‘아, 인생 잠깐이구나’, ‘봄, 또 봄이로구나’, ‘어머니를 향한 고백’, ‘나주, 찬란한 은유의 평원’ 등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시인이 직접 선정한 ‘나주 10경’과 사진 기록도 함께 담겨 지역과 시의 정서를 더욱 입체적으로 전한다.

강경배 시인은 2019년 시 「귀로」로 등단했으며, 이후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세계문학예술작가협회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고, 시집 『젊은 느티나무의 이상』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출판사는 “이 시집은 단순한 향토시를 넘어 삶과 장소의 기억이 어떻게 한 인간 안에서 축적되고 흐르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나주라는 땅을 통해 결국 인간 존재와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배꽃의 하얀 방백 속에서 내 죽음을 보았고, 복암리 옹관의 기지개 속에서 내 부활을 읽었다”는 시인의 문장처럼, 『아, 인생 잠깐이구나』는 한 사람의 생애가 지역의 풍경과 어떻게 서로를 비추며 살아가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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