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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끝내 완전해질 수 있을까, 『저녁 무렵』 출간(양수덕, 천년의시작)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사랑의 불완전한 얼굴을 그려낸 소설집
출판사 제공
누군가는 사랑을 붙잡지 못하고, 누군가는 너무 늦게 사랑을 깨닫는다. 양수덕 작가의 신작 소설집 『저녁 무렵』이 천년의시작에서 출간됐다. 이번 작품집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사랑이 시작되고 스러지는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 남겨진 인간의 외로움과 온기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200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양수덕 작가는 시와 산문, 동화와 소설을 넘나들며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로맨스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사랑의 부재와 엇갈림, 미완의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한다.
표제작 「저녁 무렵」은 판타지적 설정을 바탕으로 시간의 축이 어긋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서로 다른 세계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은 끝내 상대를 알아보지 못한 채 서로를 돌본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진실을 깨닫는 구조는 사랑이란 결국 기억과 기다림의 다른 이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없어서 만져지지 않는 사랑, 있으나 스쳐 가는 사랑.”
짧은 문장이지만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가 담겨 있다. 사랑은 가장 소중한 감정이면서 동시에 쉽게 손에 쥘 수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수록작 「바늘 나라에 가다」에서는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남녀의 관계를 비구상 회화를 발견해가는 과정에 빗대어 표현한다. 또 「그 여자의 봄」은 중년 여성과 고령 노인의 교감을 통해 사랑이 반드시 연애의 형태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작은 대화 속에서도 사람은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는 “양수덕의 소설은 사랑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품 속 인물들은 대개 결핍된 상태에 놓여 있지만, 그 결핍 속에서 오히려 인간다운 감정의 결을 드러낸다.
『저녁 무렵』은 화려한 사건보다 마음의 흔들림과 관계의 잔향을 오래 바라보는 소설집이다. 사랑이란 결국 누군가를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인지도 모른다고, 이 책은 저녁이 천천히 내려앉는 속도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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