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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풍경을 더듬다, 『할미꽃 필 무렵』 출간(이준희, 오늘의문학사)

계절과 기억, 지나간 삶의 흔적을 담아낸 네 번째 수필집

장세환2026년 5월 12일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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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필 무렵.jpg출판사 제공

수필가 이준희가 네 번째 수필집 『할미꽃 필 무렵』을 펴냈다.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으로 등단한 그는 앞서 『6월의 푸른빛』, 『아내의 정원』, 『내 마음 둘 곳은』 등을 출간하며 일상과 기억의 풍경을 꾸준히 글로 기록해 왔다.

이번 수필집은 ‘나는 왜 그곳에 있었나’, ‘삼별초를 기억하며’, ‘잊혀진 지난날의 추억’, ‘할미꽃 필 무렵’ 등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계절의 변화와 고향 풍경, 지나간 사람들에 대한 기억, 역사와 삶에 대한 사유가 담담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책에는 국화꽃, 찔레꽃, 개나리, 동백꽃 같은 자연의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단순한 계절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오래된 골목길과 장터, 성황당 고갯길, 문경새재 같은 장소들이 지나온 시간과 맞물리며 삶의 감정을 불러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우연히 마주친 노을, 커피 향에 실려 온 옛 기억 하나…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삶을 채워주는 것이었습니다.”라는 문장은 이번 수필집이 바라보는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이준희 작가는 베트남전 파병 경험도 작품 속에 담았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라는 물음을 붙든 채 남지나해를 건너던 기억과 생존 훈련의 시간은 개인의 회고를 넘어 한 시대를 통과한 세대의 감각으로 이어진다. 출판사는 이를 두고 “삶의 일상성과 역사적 기억을 함께 끌어안은 수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삼별초를 생각하며’ 같은 글에서는 패배한 역사 속 인물들을 다시 바라본다. “때로는 ‘끝까지 지킨 마음’이 역사보다 오래 남는다”는 문장은 작가가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는 태도를 드러낸다.

책 제목이기도 한 ‘할미꽃 필 무렵’은 결국 사라져 가는 계절과 사람, 그리고 늙어가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화려한 사건보다 평범한 하루와 오래된 추억을 붙드는 문장들이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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