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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바빴는데 왜 남는 게 없을까, 『뇌는 왜 나를 딴짓하게 만드는가』 (젤레나 몬미니, 21세기북스)

알림과 멀티태스킹 시대, 산만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집중력 이야기

장세환2026년 5월 12일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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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나를 딴짓하게 만드는가.jpg출판사 제공

중요한 일을 시작하려는 순간 스마트폰으로 손이 간다. 메신저를 확인하고, 짧은 영상을 몇 개 넘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사라진다. 하루 종일 분주했는데도 정작 해야 할 일은 남아 있는 이유를 많은 사람은 의지 부족에서 찾는다. 『뇌는 왜 나를 딴짓하게 만드는가』는 그 익숙한 죄책감부터 다시 들여다본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한 이 책의 저자 젤레나 몬미니는 임상심리학자이자 UCLA 심리학 객원강사다. 그는 집중력 저하를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끊임없이 주의를 빼앗도록 설계된 환경의 결과로 바라본다. 스마트폰 알림과 뉴스 피드, 멀티태스킹 업무 구조 속에서 인간의 뇌는 이미 과부하 상태라는 설명이다.

책은 멀티태스킹의 허상부터 짚는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일을 잘 처리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뇌는 작업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집중력을 계속 소모한다. 이메일을 확인하다 보고서를 쓰고, 다시 메시지 알림으로 이동하는 반복 속에서 주의력은 조금씩 깎여나간다.

저자는 집중을 단순한 생산성 기술로 보지 않는다. 더 많은 일을 빨리 해내는 능력이 아니라, 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둘지 스스로 선택하는 힘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집중력 회복 역시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수면, 음식, 운동, 자연, 인간관계처럼 몸과 환경 전체를 다시 조정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본문에는 실제 생활과 연결된 사례와 연구도 함께 담겼다. 몸을 움직인 뒤 머리가 맑아지는 이유, 자연 속에서 주의력이 회복되는 과정, ‘급한 일’에 끌려다니며 뇌가 지치는 구조 등을 신경과학과 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한다. 집중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반복과 환경 속에서 만들어지는 상태라는 메시지도 이어진다.

특히 “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우리는 딴짓을 멈추지 못할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자기계발 문장을 넘어 지금 시대의 생활 감각과 맞닿아 있다. 끊임없이 접속된 환경 속에서 산만함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시선이다.

『뇌는 왜 나를 딴짓하게 만드는가』는 집중력을 높이는 기술보다, 왜 우리의 주의가 계속 흔들리는지를 먼저 이해하게 만드는 책에 가깝다. 화면 밖으로 밀려난 삶의 감각을 다시 붙잡으려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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