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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렇게 바뀔 줄 알았을 때,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신간 (재수·심플라이프)

아빠가 된 이후의 시간, 가족이 되어가는 일상을 그린 기록

장세환2026년 4월 29일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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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jpg출판사 제공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는 일상 만화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재수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이 책은, 작가의 삶이 결정적으로 변한 이후의 시간을 집요하게 기록한다. 두 사람이던 삶이 세 사람이 되었고, 예측 불가능했던 미래는 아주 구체적인 하루로 바뀌었다.

이번 책에서 가장 분명한 변화는 ‘아이’의 등장이다. 결혼 11년 차에 접어들며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작가는, 이전에는 상상하지 않았던 역할과 감정의 영역에 들어선다.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 출산을 기다리며 겪는 긴장과 기쁨, 그리고 아이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까지의 흐름은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로 촘촘히 쌓인다.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는 크게 세 장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에게 생긴 일’에서는 아이를 갖기 전후의 변화와 갈등, 부부로서 맞닥뜨리는 현실이 담긴다. ‘행복이 무럭무럭’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확장되는 가족의 일상을 따라가며, ‘지금 여기, 우리’는 세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현재의 시간을 기록한다.

책에 담긴 하루들은 특별하지 않다. 목욕 시간, 출근과 퇴근, 아이를 재우는 밤, 사소한 말다툼과 웃음이 반복된다. 그러나 그 반복은 삶의 무게를 바꾸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작가는 이 변화 과정을 과장하거나 교훈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생활 밀착형 유머와 절제된 대사로 담아낸다.

이번 책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작가의 시선이다. 이전보다 더 느리고, 더 많이 관찰한다. 아이와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곧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으로 이어지고, 일상을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 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은 체념이 아니라, 변화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는 감각에 가깝다.

그림 또한 이전보다 넓은 호흡을 가진다. 간결한 선과 여백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에는 시간의 누적이 느껴진다. 단발적인 에피소드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과 관계가 축적되는 구조로 확장된 점이 이번 신작의 특징이다.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는 육아서도,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대신 한 사람이 가족을 이루며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일상을 어떻게 다시 보이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작가는 자신을 특별한 아버지나 이상적인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 실수와 당황, 익숙하지 않음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책은 ‘만화가’ 재수가 ‘콘텐츠 창작자’로 확장해 온 최근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개인 전시회, 다양한 에세이 작업을 거치며 쌓아온 감각은 이 작품에서 삶의 연속성을 가진 서사로 정리된다. 일상 만화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한 시기의 삶을 통과한 기록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해졌다.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는 묻는다. 사랑과 가족은 어떻게 사람을 바꾸는가. 그리고 그 변화는 언제 ‘예상된 일’이 되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보다, 매일의 장면을 통해 독자가 함께 느끼도록 한다.

결국 이 책은 가족이 된 이후의 삶을 거창하게 해석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살아가게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이 생각보다 다정하고 단단하다는 감각을 정직하게 남긴다.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는 그렇게 한 사람의 일상이 가족의 시간이 되는 과정을 조용히 기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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