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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고양이 라떼는 자기만의 뜰을 가꾼다. 모양도 질서도 분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씨앗 하나가 라떼의 정원에 놓인다. 책을 찾아봐도, 친구에게 물어봐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씨앗이다. 『키운다는 것』은 이 씨앗을 심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것을 키운다는 일에 대해, 이 그림책은 끝까지 서두르지 않는다.
씨앗은 자라지만, 라떼가 기대한 방식은 아니다. 꽃이 될 것 같다가 멈추고, 나무가 될 것 같다가 더디다. 계절은 지나가고, 라떼의 마음도 조금씩 조급해진다. 잘 키우고 있는 걸까, 뭔가 잘못된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을 숨기지 않는다. 키운다는 일에 동반되는 불안과 의문을, 그대로 화면 위에 놓는다.
그럼에도 라떼는 씨앗을 버리지 않는다. 답을 찾지 못한 채로, 곁에 남는다. 물을 주고, 말을 걸고, 시간을 보낸다. 『키운다는 것』이 보여주는 장면들은 대단한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반복되는 날들, 별일 없어 보이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키운다는 일이 성과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임을, 말하지 않고 보여준다.
그림은 절제되어 있다. 감정이 앞서 튀어나오지 않는다. 대신 색과 여백이 시간을 만든다. 라떼 곁에 늘 함께 있는 개구리는 말없이 곁을 지킨다. 키우는 존재와, 키우는 사람 모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조용한 동행이 대신 전한다.
이 책은 씨앗이 결국 무엇이 되는지를 급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그 사이에 흘러간 시간이었다는 듯이. 기다린다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통과하는 일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키우는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시선을 둔다.
『키운다는 것』은 아이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누군가를 돌보고, 무언가를 지켜보고, 쉽게 결론 나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어른들에게도 말을 건다. 잘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은 조용히 같은 곁에 앉는다. 그리고 말한다. 키운다는 일은, 흔들리면서도 곁을 지키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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