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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불러낸 사람과 시간의 얼굴, 『맘 켕기는 사람들』 출간 (박노열 | 미문사)
한 곡의 노래에 얽힌 기억으로 되짚는 삶의 그리움과 인연들
출판사 제공
『맘 켕기는 사람들』은 총 4편, 41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각 글은 하나의 노래와 한 사람, 또는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맘 켕기는 날」에서 시작해 「고향의 봄·오빠 생각」으로 끝나는 책의 흐름은, 어린 시절 가난과 피란의 기억에서부터 가족, 제자, 동료, 오랜 인연들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생애를 노래의 목록처럼 천천히 훑어간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삶을 설명하기보다 삶의 결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박노열은 전쟁과 가난, 배고픔과 외로움, 학업과 성장, 교육자로 살아온 세월을 과장 없이 기록한다. 각 장에서 노래는 기억의 촉매가 되어 말로 다 담기 어려운 감정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꺼내 보인다.
글 속에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형제와 가족에 대한 마음, 평생 곁에 남은 스승과 친구들의 얼굴이 차분히 등장한다. 특정 인물을 미화하거나 서사를 극적으로 꾸미기보다, 함께 있었던 시간의 온기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는 개인의 회고를 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정서로 확장시킨다.
노래를 따라가는 구성은 독자에게도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한다. 익숙한 노래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 각자의 기억과 사람들 또한 함께 호출된다. 『맘 켕기는 사람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 책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삶 속에 남아 있는 얼굴과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박노열은 교육자로서 살아온 시간 역시 숨기지 않고 담아낸다. 전국을 오가며 강의하던 세월, 제자들과의 만남, 오래도록 이어진 관계들은 노래와 얽혀 하나의 생애 기록으로 남는다. 이 기록은 성취의 이력이라기보다, 시간이 남긴 사람의 무늬에 가깝다.
『맘 켕기는 사람들』은 빠르게 소비되는 회고록이 아니다. 오래된 노래 한 곡이 문득 마음을 건드리듯, 이 책의 글들은 독자의 일상 속에서 느닷없이 떠오른다.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누구를 마음에 품고 살아왔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한다.
이 책은 묻는다. 결국 한 사람의 삶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기억하며 살아왔느냐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맘 켕기는 사람들』은 그 질문을 노래와 함께, 담담한 문장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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