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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발효의 시간으로 차린 한 끼 『사계절 미소와 채식 한 끼』 신간 (박진희[캐롤], 포르체)
토종 콩과 제철 채소로 사계절 식탁을 완성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책
출판사 제공
계절은 달력보다 먼저 밥상 위에서 찾아온다. 어떤 날에는 나물이 당기고, 어떤 날에는 된장국이 생각나는 이유다. 『사계절 미소와 채식 한 끼』는 바로 그 감각을 따라가는 요리책이다. 토종 콩과 제철 채소, 그리고 발효의 시간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은 한 끼의 식사가 삶의 리듬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캐롤의 채소식탁’ 쿠킹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마크로비오틱 지도사 캐롤(박진희)이 제안하는 사계절 채식 레시피를 담았다. 봄·여름·가을·겨울, 더 나아가 24절기별로 나누어진 구성은 음식이 계절과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만든다. 레시피의 출발점은 언제나 토종 콩과 제철 채소다.
『사계절 미소와 채식 한 끼』의 핵심은 ‘미소’에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미소는 누룩 발효를 기반으로 한 장으로, 재료가 단순하고 작은 부엌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곡물과 소금, 누룩만으로 담그는 기본 미소부터 계절 채소와 콩을 활용한 응용 미소까지, 미소를 중심으로 식탁의 풍미를 확장해 나간다.
이 책은 미소를 그저 된국이나 장국에만 쓰는 조미료로 한정하지 않는다. 국수, 샐러드, 김밥, 주먹밥,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미소의 활용 범위를 넓히며, 채소 요리를 보다 깊고 입체적인 맛으로 이끈다. 채소의 식감은 살리되, 발효에서 오는 감칠맛과 깊은 맛을 더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요리를 기술로 접근하지 않는다. 절기마다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식재료의 성질을 살피며, 왜 지금 이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를 함께 설명한다. 음양의 균형, 신토불이, 일물전체라는 마크로비오틱의 철학은 설명이 아니라 식탁 위 선택으로 드러난다. 계절에 맞게 먹는 일이 곧 몸을 돌보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전반에 흐른다.
레시피는 특별한 재료를 요구하지 않는다. 퇴근길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콩과 채소면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정성은 필요하지만 과하지 않으며, 반복할수록 손에 익는 조리 과정은 일상의 리듬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저자는 한 끼를 차리는 시간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계절 미소와 채식 한 끼』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책에 머무르지 않는다. 건강한 식생활을 고민하는 이들, 계절의 감각을 회복하고 싶은 독자, 그리고 음식과 삶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열린 책이다. 식탁의 풍경이 달라지면 몸과 마음의 감각도 함께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용히 제시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잘 먹는다는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오늘의 계절과 내 몸에 귀 기울이는 일이라는 것. 토종 콩과 제철 채소, 그리고 발효의 시간을 따라 차린 한 끼는 식탁을 넘어 삶의 태도까지 천천히 바꿔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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