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성적이 아닌 시스템을 다시 짓다, 『리빌딩』 (정세영 외 3인, 페이스메이커)
강팀을 만드는 진짜 과정, 그라운드 밖에서 시작된다
출판사 제공
한국 프로야구가 12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하며 팬들의 눈높이도 함께 높아졌다. 단순한 승패를 넘어 “왜 졌는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더 이상 구단 내부만의 고민이 아닌 시대적 화두가 됐다. 『리빌딩』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흔히 말하는 ‘리빌딩’의 오해를 정면으로 짚는다. 한국 야구에서 리빌딩은 종종 성적 하락을 감수하는 핑계나, 베테랑을 내보내고 신인을 기용하는 단순한 세대교체로 소비돼 왔다. 그러나 저자들은 리빌딩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정의한다. 그것은 선수 몇 명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구단이 어떤 철학으로 사람을 뽑고, 어떻게 키우며, 얼마의 시간을 두고 기다릴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설계라는 것이다.
20년 차 야구기자, 데이터 기반 분석가, 그리고 전직 구단 단장이 함께 집필한 이 책은 현장과 시스템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드문 시선을 제공한다. 스카우팅, 육성, 데이터 분석, 프런트 운영에 이르기까지, 강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경기장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결과의 우연성을 실력의 필연성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정의는 리빌딩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이 주목하는 핵심은 ‘사람’과 ‘시간’이다. 어떤 선수를 선택하고, 어떤 기준으로 성장시키며, 실패를 얼마나 견디고 기다릴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팀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데이터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 데이터를 현실의 승리로 연결하는 것은 결국 조직의 철학과 실행력이다.
『리빌딩』은 야구 팬을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조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유효한 텍스트다. 눈앞의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구조를 바꾸는 일, 그리고 그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용기가 무엇인지 묻는다. 승리는 경기장에서 완성되지만, 강팀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차분하게 증명해낸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