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같은 선택을 할까, 『인생 임시 보관 중』 (가키야 미우, 문예춘추사)
63세 주부의 2회차 인생, 타인의 시선 밖으로 걸어 나오다
출판사 제공
누군가는 이미 끝났다고 말할 나이에, 한 사람은 처음으로 자기 인생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가키야 미우의 신작 『인생 임시 보관 중』은 ‘이미 늦었다’고 여겨지는 순간에 도착한 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정말 이 삶이 내가 선택한 삶이었는가.
주인공 마사미는 63세 평범한 주부다. 우연히 접한 ‘만다라 차트’를 통해 치밀하게 인생을 설계해온 한 야구선수의 삶을 보며, 자신은 왜 그렇게 살지 못했는지 뒤늦은 후회를 느낀다. 그 감정은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눌러두었던 자기 삶에 대한 의문으로 번진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마사미는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두 번째 기회다. 이번에는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기준으로 살아보겠다고 결심한다. 결혼도, 출산도,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도 내려놓고 오롯이 ‘내 인생’을 설계하겠다는 선택이다.
하지만 시간만 되돌아간다고 삶이 쉬워지지는 않는다. 배경은 여전히 과거의 사회, 여성의 선택이 제한된 시대다.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할수록 더 노골적인 장벽과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미는 한 걸음씩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타임슬립 판타지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은 “다시 산다면 더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 역시 선택의 결과였는지를 집요하게 되묻는다.
특히 결혼, 출산, 사회적 역할에 묶여 살아온 여성의 삶을 중심에 놓으며, ‘정해진 인생’이라는 틀을 해체한다. 그리고 그 틀을 벗어나는 순간이 얼마나 늦게 찾아오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한다.
『인생 임시 보관 중』은 두 번째 인생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감각,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말한다.
이미 지나간 줄 알았던 삶이 사실은 잠시 멈춰 있었을 뿐이라면, 우리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다시 걸어 나가고 있는 걸까.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