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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하루가 가르치는 책임의 무게, 『꼴찌 반장』 (임화선, 한림출판사)

일일 반장이 된 아이, 실수 속에서 배우는 배려와 성장의 의미

장세환2026년 4월 20일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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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반장.jpg출판사 제공

반장이란 무엇일까. 잘하는 아이, 앞서는 아이, 혹은 말 잘 듣는 아이를 떠올리기 쉽다. 『꼴찌 반장』은 그 익숙한 기준을 가볍게 뒤집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의 주인공 유찬이는 지각과 장난으로 익숙한 아이다. 반장이라는 자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에게 마지막 차례의 ‘일일 반장’ 역할이 주어진다. 기대보다는 어색함이, 자신감보다는 긴장이 먼저 앞서는 순간이다.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다. 인사를 외치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도움을 주려다 오히려 오해를 산다. 반장의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쉽지 않다. 해야 할 일은 많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순간은 더 많다.

하지만 이 동화가 주목하는 것은 완벽한 수행이 아니다. 서툰 시도와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는 태도다. 유찬이는 실패를 겪으며 조금씩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는다.

작품은 반장을 ‘잘난 아이의 자리’가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사람의 역할’로 다시 정의한다. 누군가를 챙기고, 작은 불편을 살피고,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책임이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임화선 작가는 익숙한 교실 풍경 속에서 아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기에 임광희의 생동감 있는 그림이 더해져, 아이들의 표정과 순간의 감정을 또렷하게 전달한다.

『꼴찌 반장』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충분히 깊은 울림을 만든다. 한 번쯤은 겪어봤을 교실의 하루, 그리고 그 안에서 느꼈던 작고도 중요한 감정들이 차분히 이어진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반장이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 서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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