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사라지는 생명 앞에서 선택을 묻다, 『버펄로 키드』 (라스칼·루이 조스, 미래아이)

들소를 기록하던 청년, 끝내 그들을 지키는 사람이 되다

장세환2026년 4월 16일 오전 10:41
339

버펄로 키드.jpg출판사 제공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 사라져 가는 생명과 마주한 한 청년의 선택이 시작된다. 『버펄로 키드』는 자연사 박물관의 젊은 박제사가 들소를 기록하기 위해 떠난 여정 속에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주인공 잭은 처음에는 멸종 위기에 놓인 버펄로를 기록하는 일을 맡고 길을 나선다. 그러나 평원에서 마주한 현실은 기록의 대상이 아니라, 무참히 사라져가는 생명의 현장이었다. 수많은 들소가 쓰러진 자리, 바람에 마른 뼈가 쌓인 풍경은 그가 해오던 일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야기의 전환점은 원주민 아노키와의 만남이다. “해야 할 일을 알았다면 그대로 하시오”라는 한마디는 잭의 방향을 바꾼다. 기록하는 사람에서 지키는 사람으로. 그는 버펄로 떼와 함께 이동하며 계절을 건너고, 각 개체에 이름을 붙이며 생명을 ‘대상’이 아닌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파괴와 그 안에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실제 역사 속에서 벌어진 들소 학살을 배경으로, 인간의 행동이 자연에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환기한다.

그림 역시 서사의 힘을 더한다. 드넓은 평원과 계절의 변화, 버펄로의 묵직한 움직임이 절제된 색감으로 표현되며, 인물의 내면 변화와 긴 여정을 함께 따라가게 만든다. 시선을 오래 붙잡는 장면들은 읽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천천히 끌어들인다.

『버펄로 키드』는 질문을 남기는 책이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사라져 가는 존재 앞에서, 기록할 것인가 지킬 것인가. 그 답을 독자 스스로 찾게 만든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9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2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