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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 삶을 이어간 한 해녀의 기록, 『강릉으로 온 제주 해녀』 (김기수·최가을, 당신의바다)
한 사람의 삶을 따라 다시 쓰는 수학여행의 의미
출판사 제공
수학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강릉으로 온 제주 해녀』는 한 학생의 가족 이야기에서 출발해,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는 그림책이다. 제주에서 태어나 강릉에 정착한 해녀 정순자 여사의 삶을 따라가며, 한 개인의 서사가 어떻게 공동의 기억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는 한 교사의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제주 해녀 할머니를 둔 제자의 말을 듣고 직접 찾아간 만남은,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삶을 기록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수학여행은 관광이 아닌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바뀐다.
정순자 여사의 삶은 그 자체로 시대의 기록이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바다에 몸을 던져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시간, 그리고 하늬바람을 따라 제주를 떠나 강릉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은 개인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한국 근현대사의 한 단면을 품고 있다. 낯선 바다에서 첫 물질을 시작하고, 그 삶이 또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흐름은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이 책의 핵심은 ‘연결’이다.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사람과 장소, 시간 속에서 이어지고 확장된다. 저자는 이를 통해 타인의 삶을 깊이 마주하는 일이 곧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아이들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신의 뿌리를 새롭게 인식하는 장면은, 교육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조용히 환기한다.
『강릉으로 온 제주 해녀』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한 사람의 생을 통해 장소와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는 기록이다. 읽는 동안 우리는 묻게 된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 일이, 얼마나 큰 배움이 될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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