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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있던 시간, 다시 달리기 시작하다, 『열두 살 삼촌과 자전거』 (황규섭, 도토리숲)
자전거를 따라 만나는 오월의 기억과 희망의 이야기
출판사 제공
어린이 문학이 역사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때로 더 조용하고 깊다. 『열두 살 삼촌과 자전거』는 도둑맞은 자전거를 찾는 한 아이의 여정을 따라가며, 1980년 5월의 기억과 그 이후의 시간을 천천히 꺼내 보인다. 제7회 5·18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직접적인 설명 대신, 아이의 시선과 사건의 흐름 속에서 역사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열두 살’이라는 시간이 있다. 현재의 열두 살 민국과, 그날의 충격으로 열두 살에 머물러 버린 삼촌. 두 인물은 자전거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해 간다. 단순한 가족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멈춰 버린 시간과 다시 움직이려는 삶의 의지가 교차한다.
자전거를 찾는 과정에서 민국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손수레를 끄는 노인, 철공소의 어른, 형사인 아버지까지. 오해와 의심으로 시작된 관계는 धीरे 화해와 이해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개인의 성장 서사이자, 과거를 이해하는 사회적 과정의 은유로 읽힌다.
작품에서 자전거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처럼, 삶도 앞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균형을 찾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찢어진 사진을 다시 이어 붙이는 장면 역시 과거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마주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음을 상징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픔을 강조하기보다 ‘그 이후’를 이야기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상처를 이해하려는 다음 세대의 시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희망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열두 살 삼촌과 자전거』는 묻는다. 멈춰 있는 시간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다시 페달을 밟는 순간 시작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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