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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엄마. 나야.』 다시 우리 곁으로

세월호를 기억하는 열두 번째 봄, 아이들의 목소리를 시로 잇다

장세환2026년 4월 15일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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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야.jpg출판사 제공

봄은 매년 돌아오지만, 어떤 봄은 여전히 멈춰 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열두 번째 봄을 맞아 시집 『엄마. 나야.』가 다시 독자들 곁에 놓였다. 이 책은 단원고 학생들의 시선으로 쓰인 ‘육성 생일시’를 묶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시라는 형식으로 다시 불러내는 특별한 기록이다.

이 시집은 서른네 명의 학생과 서른네 명의 시인이 함께 완성했다. 시인들은 아이들의 사진과 기억,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써 내려갔다. “엄마. 나야.”라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되는 시들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남겨진 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된다.

책은 안산의 치유 공간에서 진행된 생일시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아이들의 생일마다 모여 시를 읽고 낭송하는 자리에서, 시는 단순한 문학이 아니라 기억을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시는 슬픔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리움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록된 시들은 죄책감과 상실을 넘어선 감정을 건드린다. 부모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목소리, 친구를 향한 다정한 농담, 그리고 여전히 곁에 머물러 있다는 듯한 따뜻한 위로가 한 편 한 편에 담겨 있다. 이는 단순한 추억의 기록이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계속 이어지는 관계의 언어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엄마. 나야.』는 그 답을 눈물이 아닌 목소리로, 상처가 아닌 호명으로 제시한다. 이름을 불러주는 일, 그 자체가 기억을 살아 있게 만드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그리고 이 시집을 덮고 나면, 독자는 단순히 슬픔을 공유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여전히 불리지 못한 이름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 순간 이 책은 과거를 기록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시간을 붙잡는 한 권의 증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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