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잴 수 없는 마음을 서로 헤아리는 시간, 『그날의 기분』 (가사이 마리, 북뱅크)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

최준혁2026년 4월 13일 오전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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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분.jpg출판사 제공

『그날의 기분』은 마음의 크기를 재려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손에 올려보듯 슬픔을 가늠해 보려 하지만, 그 기준은 쉽게 맞춰지지 않는다.

이야기 속 쥐는 “이 정도로 슬퍼?”라고 묻고, 다람쥐는 “그것보다 더”라고 답한다. 몸을 동그랗게 말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넌 내가 아니잖아”라는 말이 남는다. 같은 장면을 두고도 마음의 무게는 서로 다르게 느껴진다.

책은 이 차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반복되는 질문을 통해 보여준다. “나무 열매는 저울에 달면 무게를 알 수 있는데. 근데 왜 마음은 잴 수 없는 걸까.”라는 문장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은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비교하려는 시도는 이어지지만, 끝내 정확한 답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이후 이야기는 방향을 바꾼다.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은, 이해하려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형태를 바꾼다. 쥐가 다시 다람쥐를 찾아가 “내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알아?”라고 묻는 장면에서, 질문은 같지만 상황은 달라져 있다. “그것보다 더”라는 대답이 반복되면서, 서로를 향한 감정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짧은 장면과 대화로 구성된 이 그림책은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주고받는 과정을 따라간다.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두면서도, 그 사이를 메우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진다.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마음이, 결국은 서로에게 건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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