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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극우’라는 말, 같은 의미일까, 『프랑스 극우와 한국 극우, 어떻게 다른가?』 (임태훈,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익숙한 단어 하나를 낯설게 다시 묻다
출판사 제공
‘극우’라는 말은 요즘 너무 쉽게 불린다. 누군가를 비판할 때, 정치적 위치를 단정할 때, 설명보다 먼저 던져지는 단어처럼 쓰인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설명이 거의 없다.
『프랑스 극우와 한국 극우, 어떻게 다른가?』는 바로 그 모호함에서 출발한다. 같은 단어로 묶여 있지만 전혀 다른 역사와 맥락 속에서 형성된 두 나라의 ‘극우’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책은 프랑스 극우의 흐름을 대혁명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계보로 정리한다. 왕정복고주의에서 시작해 반독일주의, 민족주의, 주권주의로 이어지는 변화 속에서도 국가와 민족을 지키려는 흐름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추적한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전혀 다른 궤적을 따라간다. 조선 후기 정치 세력에서 시작된 흐름이 식민지 시기와 냉전 체제를 거치며 변형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제시된다. 같은 ‘극우’라는 이름 아래 놓였지만, 출발점도 방향도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단순 비교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애국과 매국, 자주와 사대, 역사 인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두 흐름을 구조적으로 대비한다. 단어 하나가 어떻게 다른 의미로 작동하는지, 그 간극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결국 이 책이 건드리는 건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언어의 문제에 가깝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단어가 실제로는 얼마나 다른 맥락을 품고 있는지, 그 간극을 인식하는 순간 해석의 방식도 달라진다.
익숙했던 단어가 조금 불편해지는 지점. 그 지점부터 다시 생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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