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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사람이 떠난 마을은 조용하다.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조차 크게 느껴질 만큼. 『비밀 결사대, 마을을 지켜라』는 그런 고요 속에서 시작된다. 한 집 건너 빈집인 산골 마을, 그곳에 남은 건 진수네, 경애네, 숙자네—세 할머니뿐이다.
이야기는 뜻밖의 존재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점박이 토끼를 중심으로 고라니, 다람쥐, 산비둘기, 멧돼지까지 모인 ‘비밀 결사대’. 이름만 들으면 거창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엉뚱하다. 밭을 어지럽히고, 작물을 훔쳐 먹고, 마당을 헤집어 놓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말썽들이 마을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살려낸다.
책은 이 역설을 통해 관계의 방향을 뒤집는다. 동물들은 스스로를 ‘마을을 지키는 존재’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할머니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적막했던 하루에 웃음을 만들고, 움직임을 만들고, 다시 살아갈 이유를 만든다.
그리고 이야기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독자는 곧 깨닫게 된다.
동물들이 할머니들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밥을 나눠주고, 이름 없이 존재를 받아주고, 말없이 쓰다듬는 손길. 그 느리고 조용한 돌봄이야말로 이 마을을 지탱하는 진짜 힘이다. 지키는 마음은 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순환한다.
이 책의 정서는 과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한 문장과 소박한 장면 속에서 서서히 번져간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시골의 냄새, 할머니의 손, 그리고 이유 없이 떠오르는 어떤 이름처럼.
결국 『비밀 결사대, 마을을 지켜라』는 묻는다.
우리는 지금, 누구의 비밀 결사대가 되어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조용히 독자의 마음에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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