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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앞이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헤엄친다는 건 어떤 감각일까. 『파란 파란』은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지구 대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심해 도시 청운시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열아홉 살 심해수영 선수 모파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모파는 한때 뛰어난 재능으로 주목받던 선수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록이 멈춘다. 아무리 애써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 문제는 실력보다 마음이다.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모파를 더 깊은 곳으로 끌어당긴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경쟁’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낯선 세계로 옮겨 놓았다는 데 있다. 소용돌이치는 물살을 거슬러 원형 레인을 도는 ‘심해수영’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오늘의 청소년이 마주한 현실의 은유다. 끝없이 비교되고, 밀려나지 않기 위해 버텨야 하는 구조가 그대로 투영된다.
이 과정에서 모파를 가장 괴롭히는 존재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를 의심하고 몰아붙이는 내면의 목소리. 작품은 이 ‘내 안의 스토커’를 통해 청소년기의 불안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담으로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멈춤, 실패,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모파는 더 빨라지는 법이 아니라, 왜 계속 헤엄치고 있는지를 묻기 시작한다.
결국 『파란 파란』이 건네는 것은 답이 아니다. 대신 방향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를 놓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말한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서 숨 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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