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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작가의 작업’으로 끌어올린 시선,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론』 (브라이언 히카리 하츠하임, AK커뮤니케이션즈)

〈메탈기어〉와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게임의 서사·연출·철학을 분석한 본격 연구서

장세환2026년 4월 9일 오전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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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론.jpg출판사 제공

게임은 오랫동안 산업과 오락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코지마 히데오의 게임론』은 그 경계가 어떻게 흔들려 왔는지를 한 인물을 통해 따라간다.

이 책이 주목하는 대상은 게임 디자이너 코지마 히데오다. 〈메탈기어〉 시리즈와 〈데스 스트랜딩〉으로 알려진 그는 게임을 단순한 플레이 경험이 아니라 서사와 연출, 메시지를 결합한 매체로 확장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저자 브라이언 히카리 하츠하임은 그의 작업을 ‘작가’의 개념으로 접근하며, 게임 제작자의 위치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짚는다.

초기 MSX 시절의 제약 조건에서 출발한 디자인은 ‘스텔스 게임’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냈고, 이후 작품에서는 영화적 연출과 복잡한 서사가 결합되기 시작한다. 긴 컷신, 음성 연기, 음악의 활용 등은 게임을 시청각 경험으로 확장시키는 요소로 작동한다. 동시에 플레이 방식 역시 단순한 승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폭력적 선택과 회피를 하나의 전략으로 제시한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게임이 플레이어의 행동을 어떻게 유도하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적을 쓰러뜨리는 대신 피하는 선택에 더 높은 평가를 부여하는 시스템, 세이브 데이터나 컨트롤러를 활용한 메타적 연출 등은 게임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흐린다. 플레이어는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구조 안에서 의미를 경험하는 존재로 재배치된다.

책은 코지마의 작품을 개별 사례로 나열하기보다, 하나의 일관된 설계 원리로 묶어낸다. 사회적 메시지와 게임 시스템, 서사 구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하는 방식이다. 반전과 연결, 고립과 관계 같은 주제는 작품 전반에 반복되며, 게임이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하나의 사유 방식으로 기능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게임이 문화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변화가 특정 작품이나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의 의도와 설계 방식에서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같은 장르 안에서도 전혀 다른 경험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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