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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흔들림 끝에서 다시 서는 시간 『억수로 좋네 마흔』 (이남미, 도서출판이곳)

비교와 조급함을 내려놓고 ‘나답게 사는 법’을 말하다

장세환2026년 4월 2일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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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로 좋네 마흔.jpg출판사 제공

마흔을 앞두거나 지나고 있는 사람에게 이 나이는 종종 애매한 경계로 다가온다.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다시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운 시기. 『억수로 좋네 마흔』은 그 불안의 순간을 정면에서 끌어낸다.

이남미 작가는 마흔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다시 정의한다. 남들과의 비교, “이 나이에”라는 말에 스스로를 가두는 순간들이 어떻게 삶을 좁혀왔는지를 짚으며, 그 틀에서 벗어나는 감각을 이야기한다.

책은 거창한 성공담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언어, 특히 경상도 특유의 직설적이고 생활감 있는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니 게안나?”, “그까이꺼” 같은 문장은 위로를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삶의 리듬을 그대로 드러내며, 독자가 스스로 숨을 고르게 만든다.

구성 역시 단순하다. 위로, 성격, 인간관계, 자기관리, 미래라는 다섯 갈래 속에서 마흔이라는 시기를 통과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풀어낸다. 관계에서 지치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방향을 잃는 순간들이 반복되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덜 흔들리는 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특히 이 책은 ‘나이에 대한 통념’을 건드린다. 마흔을 기준으로 삶을 평가하려는 시선 대신, 지금의 속도로 살아가는 감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한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고,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현실적이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마흔은 완성된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덜 휘둘리고, 조금은 단단해진 상태로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시간에 가깝다.

지금 서 있는 자리를 기준으로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마흔은 늦은 시기가 아니라 가장 현실적인 출발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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