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망가진 마음은 어떻게 다시 시작되는가, 『슬픔과 기쁨』 출간(멕 메이슨, 문학동네)

무너짐의 기록에서 다시 살아가는 감각까지

장세환2026년 4월 2일 오후 3:16
468

슬픔과 기쁨.jpg출판사 제공

어떤 삶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금이 가 있었다. 멕 메이슨의 장편소설 『슬픔과 기쁨』은 바로 그 금이 간 자리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마사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우울, 그리고 반복되는 무너짐 속에서 살아간다. 문제는 고통 자체보다, 그것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채 방치된다는 데 있다.

마사는 자신에게 결함이 있다고 믿는다.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고, 결혼은 실패로 끝나며, 감정은 언제나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예민하거나 까다로운 사람으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 그녀를 흔드는 것은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파동이다. 삶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 내부의 균형은 이미 무너져 있다.

이 소설이 집요하게 따라가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상태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불안, 반복되는 관계의 균열, 가족과의 미묘한 거리감이 한 인물의 내부에서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촘촘하게 드러낸다. 특히 어머니, 이모, 동생과의 관계는 사랑과 질투, 이해와 거부가 동시에 얽힌 복잡한 층위를 형성하며 마사의 세계를 흔든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단순히 붕괴에 머물지 않는다. 마사는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무너짐을 반복하면서도 다시 병원을 찾고, 관계를 이어가며, 자신의 상태를 직면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소설은 ‘회복’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내지 않는다. 대신 살아가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모든 건 망가지고 엉망진창이고 또 완전히 괜찮아.”라는 문장처럼, 이 작품은 삶을 단정하지 않는다. 괜찮음과 무너짐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그 불안정한 균형이야말로 현실에 가깝다는 사실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슬픔과 기쁨』은 고통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법에 가까운 기록이다. 설명되지 않는 감정,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상태,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이어지는 일상.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삶으로 이어진다.

책장을 덮고 나면 남는 것은 어떤 결론이 아니다. 다만, 무너진 자리에서도 다시 몸을 일으키는 장면 하나가 오래 머문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8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1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