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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한복판에서 상상이 터졌다, 『뻥이요!』 (이소라, 노란돼지)
오일장 속 아이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상상의 순간
출판사 제공
봄바람이 부는 날, 장터는 평소보다 더 시끌벅적하다. 사람들 목소리와 기름 냄새, 흥정 소리가 뒤섞인 그곳에서 아이 하나가 멈춰 선다. 눈앞에는 “뻥이요!”를 외치며 곡식을 튀겨 내는 뻥튀기 할아버지가 있다.
이소라의 그림책 『뻥이요!』는 이 장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일장을 찾은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익숙한 장터 풍경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아이에게 장터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호떡을 굽는 사람은 냄새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마법사이고, 식혜를 파는 이는 한 모금으로 세상을 바꾸는 존재다. 옷가게와 생선가게마저 각각의 방식으로 변신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 된다.
그 중심에 뻥튀기 할아버지가 있다. 아이는 젤리곰, 동전, 주머니 속 잡동사니를 꺼내며 “이것도 튀겨 달라”고 내민다. 현실이라면 난감한 요구지만, 장터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흐른다. 할아버지는 그 물건들을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 아이의 상상이 끊기지 않도록 이어 간다.
이 과정에서 장터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하나의 상상을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보태며, 아이의 세계를 확장시킨다. 이야기는 한 사람의 상상에서 시작되지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더 크게 부풀어 오른다.
책은 장터의 풍경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멀리서 시작된 시선이 점점 안으로 들어오며, 좌판과 사람, 소리와 냄새가 가까워진다. 정해진 동선 없이 걷다 멈추는 장터의 리듬이 그대로 페이지에 담긴다.
『뻥이요!』는 특별한 사건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대신 한 아이의 상상과 그것을 받아주는 주변의 태도를 따라간다. 그 사이에서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이 오가고 이야기가 커지는 장소로 바뀐다.
뻥튀기가 터지는 순간처럼, 작은 생각 하나가 주변을 만나며 더 크게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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