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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에서 살아남은 기억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꿨다, 『조용한 기적』 (박주월, 행복)

고난의 경험을 따라가며 삶과 신앙을 기록한 자전적 고백

장세환2026년 3월 31일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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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기적.jpg출판사 제공

1974년 겨울, 좁은 방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이후의 시간은 ‘왜 나는 남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박주월은 이 사건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다시 정리했다. 사회복지 현장과 교육 현장을 오가며 겪은 경험을 따라가며, 고난 이후의 시간과 선택을 기록했다. 개인의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이후의 삶을 설명하는 출발점으로 배치됐다.

책은 네 개의 흐름으로 나뉜다. 무너짐, 버팀, 붙들림, 그리고 고백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사건이 시간 순서에 따라 이어졌다. 군 복무 시절, 결혼과 생계의 문제,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경험, 늦은 나이에 이어진 학업과 교수 임용까지가 한 흐름으로 연결됐다.

중간에는 가족의 시간이 놓인다. 백일 된 딸이 병원으로 실려 가던 순간,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이어진다. 삶은 계획과 다르게 흘렀고, 개인의 의지로 설명되지 않는 시간들이 반복됐다.

“금이 간 기둥은 보기 흉하다. 그러나 금이 갔기에 그 안의 재질이 드러난다.”

고난은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경제적 파산과 생활의 흔들림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선택과 버팀이 반복됐다. 저자는 이를 극복의 과정으로 설명하기보다, 지나온 시간으로 정리했다.

“나는 여러 번 무너졌고, 여러 번 다시 일어났다. 내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붙들린 채로 남겨졌다.”

책은 고난의 의미를 설명하는 대신, 경험을 따라가며 시간의 흐름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개인의 삶과 신앙이 분리되지 않고 이어진 기록이다.

사건 이후 이어진 삶의 흐름을 따라가며 고난과 선택의 시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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