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잃어버린 하루를 되짚는 즐거운 추적, 『생쥐 우체부의 숨은그림찾기 대모험』 (마리안느 뒤비크, 고래뱃속)

이야기와 놀이가 함께 자라는 관찰형 그림책

장세환2026년 3월 25일 오후 2:49
408

생쥐 우체부의 숨은그림찾기 대모험.jpg출판사 제공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뭔가 빠져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다. 『생쥐 우체부의 숨은그림찾기 대모험』은 그 사소한 당혹감에서 출발한다. 일을 마친 생쥐 우체부가 모자부터 가방, 편지, 심지어 우체국 열쇠까지 몽땅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다시 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를 따른다. 이미 지나온 장소들을 다시 방문하며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독자는 생쥐 우체부와 함께 그 길을 따라가며 그림 속에 숨겨진 물건들을 직접 찾아야 한다.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참여하는 읽기’에 가까운 경험이 펼쳐진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디테일이다. 숲속 집, 나무 위 공간, 카페, 지하 세계까지 각각의 장면은 작은 세계처럼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코끼리는 목욕을 하고, 다람쥐는 파티를 준비하고, 판다는 케이크를 굽는다. 각자의 삶이 동시에 흘러가고 있는 이 풍경 속에서 독자는 숨은 물건뿐 아니라 이야기까지 함께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숨은그림찾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림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이 장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아이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며 하나의 서사를 구성하게 된다. 관찰이 상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마리안느 뒤비크 특유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그림은 이 과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동물들의 집을 단면으로 보여주는 구성은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고, 각기 다른 캐릭터의 움직임은 반복해서 들여다보게 만든다. 한 번 보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여러 번 펼칠수록 새로운 것이 보이는 책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이야기의 은근한 여운이다.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는 동안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지나가는 모습은 어른의 일상과도 겹친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채 돌아오는 순간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가볍게 건드린다.

아이에게는 놀이와 탐색의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잠시 멈춰 돌아보는 시간을 건네는 그림책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눈은 더 바빠지지만, 마음은 오히려 천천히 머무르게 된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9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2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