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넘어져도 괜찮다는 말이 먼저 오는 이야기, 『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아르테)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들, 곁에 머무는 위로의 방식
출판사 제공
“괜찮아”라는 말은 늘 늦게 도착한다. 이미 무너진 뒤에야, 혹은 다 견디고 난 다음에야 들려오는 말. 『다람쥐의 위로』는 그 순서를 바꾼다. 넘어지기 전에, 아프기 전에, 아니면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운 날에도 먼저 건네는 이야기다.
이 책은 숲속 동물들의 대화로 이루어진 짧은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거창한 사건도, 극적인 해결도 없다. 대신 다람쥐를 찾아오는 이들의 고민이 있다. 우울한 거북이, 스스로가 낯선 사자, 생각이 너무 많아 잠들지 못하는 개미. 이들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더 낯설지 않다.
다람쥐는 답을 주지 않는다. 조언하지도 않는다. “왜 그랬어?” 대신 “그래, 그런 날도 있지”라고 말할 뿐이다. 문제를 고치지 않고,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방식. 이 책이 말하는 위로는 해결이 아니라 ‘동행’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다람쥐의 위로』는 익숙한 자기계발의 문법과 거리를 둔다. 더 나아지라는 말 대신, 지금의 상태로도 괜찮다는 메시지. “하는 일마다 모두 안 되는 날”이라는 문장은 설명이 아니라 공감으로 작동한다. 독자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이미 위로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인상적인 건 ‘사소한 대화’의 힘이다. 다람쥐는 중요한 이야기보다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말들 속에서, 관계는 오히려 단단해진다. 우리는 흔히 위로를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이 책은 가장 작은 말이 가장 깊게 남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한다.
결국 이 책은 묻는다.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건 무엇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곁에 머무는 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 일. 다람쥐처럼 조용히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일.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남는다.
“넘어져도 괜찮아. 잠시 쉬어가면 되니까.”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