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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문인이 기록한 18세기 일본의 풍경, 『조선 문인의 일본견문록』 (신유한, 이효원 편역, 돌베개)
통신사 사행 기록 『해유록』을 현대어로 풀어낸 고전
출판사 제공
18세기 초 조선에서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했다. 임진왜란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했지만 외교 사절단인 통신사는 꾸준히 일본을 오갔다. 이 여정에서 남겨진 기록들은 동아시아 교류의 현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조선 문인의 일본견문록』은 조선 후기 문장가이자 시인 신유한이 일본 사행에서 남긴 기록 『해유록』을 현대어로 옮긴 책이다. 1719년 통신사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한 저자는 제술관으로 참여해 시문을 짓고 외교 현장을 기록했다. 일본의 정치 체제와 도시 문화, 생활 풍속을 세밀하게 관찰한 글은 당시 사행록 가운데서도 뛰어난 기록으로 꼽힌다.
이 기록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일본의 상업 도시와 항구, 음식 문화, 차와 담배 같은 기호품, 청결한 생활 습관까지 폭넓게 담아냈다. 오오사카와 교토 같은 대도시의 번화한 풍경, 나가사키에서 만난 외국 상인, 무사 중심의 정치 구조까지 다양한 장면이 이어진다. 관찰 대상은 국가 제도뿐 아니라 거리의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 방식까지 확장된다.
당시 조선 사회에는 일본을 ‘오랑캐의 나라’로 보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러나 신유한의 기록은 단순한 적개심에 머물지 않는다. 일본의 정치 조직과 군사 제도, 상업 도시의 활력 등을 분석하며 사회 구조를 차분하게 살핀다. 낯선 풍속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새로운 문화를 관찰하려는 태도가 동시에 드러난다.
이 책은 돌베개 ‘우리고전100선’ 시리즈로 출간됐다. 편역자인 이효원은 원문을 현대 독자가 읽기 쉬운 문장으로 옮기고 해설을 덧붙였다. 일본 지명과 인물 이름도 현지 발음에 가깝게 표기해 기행문이 지닌 현장감을 살렸다.
『해유록』은 조선 후기에도 널리 읽힌 기록이다. 박지원과 정약용 같은 문인들이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참고했고, 근대 국문학자 김태준은 『열하일기』와 함께 기록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했다. 『조선 문인의 일본견문록』은 그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읽게 하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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