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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폭풍을 과학으로 읽다, 『사춘기는 처음이라』 신간 출(이광렬, 클랩북스)
짜증과 무기력 뒤에 숨은 뇌의 재구성,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쓰는 40가지 사춘기 설명서
출판사 제공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던 마음이 오늘은 이유 없이 가라앉고, 작은 말 한마디에 불이 붙듯 화가 치밀어 오르는 때가 있다. 사춘기는 누구나 지나지만, “사춘기라서 그래”라는 말로 덮기에는 몸과 뇌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생각보다 촘촘하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이자 과학 멘토로 활동해 온 이광렬은 『사춘기는 처음이라』에서 그 복잡함을 과학의 언어로 풀어낸다.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 몸이 낯설어지는 순간의 당황, 반항처럼 보이는 행동의 속사정을 뇌과학과 생물학, 화학으로 하나씩 짚어 보인다.
책의 중심에는 “사춘기는 몸뿐만 아니라 뇌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입니다”라는 문장이 놓인다. 성장기에는 뇌 안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한 회로 재정비가 진행되고, 이 과정은 집중력과 기억, 감정 조절에 직접 영향을 준다. 특히 판단과 자기 조절을 맡는 전두엽의 발달 속도와 감정에 민감한 뇌 부위의 반응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청소년은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충동과 예민함을 경험한다. 저자는 이 현상을 비난이나 훈계가 아니라 이해 가능한 변화로 설명하며, 부모가 아이를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조율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게 돕는다.
외모와 몸의 변화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갑자기 늘어나는 피지와 모공의 변화, 여드름이 생기는 과정, 땀과 옷에 남는 냄새의 원리까지 생활 속 고민을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씻어도 해결되지 않는 체취가 왜 생기는지,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처럼 민망해 말 못 하던 질문들을 정면으로 꺼내고,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돌려놓는다. 여기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이유, 시험만 보면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 자극에 쉽게 끌리는 습관을 생리적 반응과 연결해 설명하면서 “나만 이상한가”라는 불안을 줄여 준다.
이 책의 장점은 지식을 늘어놓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청소년에게는 자기 마음을 설명할 단어를, 부모에게는 갈등의 순간에 한 걸음 물러설 근거를 건넨다. 반항 심리를 잠재우는 소통의 포인트, 불안한 시기를 견디는 방법, 그리고 다정한 편지 형식의 문장들이 곳곳에서 호흡을 바꿔 준다. 사춘기가 끝나는 날을 기다리기보다, 변화의 원리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쪽으로 길을 내는 안내서다.
사춘기를 둘러싼 오해를 걷어내고, 가족의 대화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과학 기반 처방전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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