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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지만 사라지지 않는 마음”, 『한 번쯤은, 그런 사랑』 (이레, 웨잇포잇)
첫사랑과 이별의 기억을 통해 돌아보는 우리의 시간
출판사 제공
아무 일도 아닌 듯 시작된 사랑이 어느 순간 삶의 중심이 되는 경험. 그리고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완전히 끝내지 못한 마음. 이레 작가의 에세이 『한 번쯤은, 그런 사랑』은 그런 사랑을 지나온 이들을 위한 기록이다. 사랑을 아름답게 꾸미기보다, 서툴렀던 시간과 미숙했던 감정까지 함께 바라보려는 시선이 책의 출발점이 된다.
책은 첫사랑의 설렘에서 시작해 관계의 어긋남, 이별 이후의 공허,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감정의 흔적까지 차분히 따라간다. 사랑은 끝났지만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깨달음이 문장 사이에 담긴다.
작가 이레는 사랑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자존심과 두려움, 감정의 속도 차이, 말하지 못했던 진심 같은 순간들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특별한 사건보다 오래 남는 것은 결국 기억 속의 장면이라는 사실도 조용히 짚어낸다. 지우지 못한 사진 한 장, 보내지 못했던 메시지, 끝내 하지 못한 한마디 같은 장면들이 독자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불러낸다.
책에는 짧은 글 형식의 에세이가 이어진다. ‘사랑의 시작’,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 ‘잠수 이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같은 제목들은 사랑의 여러 국면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한다. 작가는 감정의 변화와 관계의 흐름을 따라가며 사랑이라는 경험을 삶의 질문으로 확장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철학적인 성찰 역시 책의 특징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흔드는 사건일 수 있다는 관점이 글 곳곳에 스며 있다. “사랑이 식었다는 사실은 상대의 변화이지만, 그 사랑을 계속 붙잡고 있는 건 나의 선택이다”라는 문장은 관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이레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사랑의 시간을 기록해 왔다. 가난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개인적인 상처를 겪으며 글을 통해 감정을 정리해 왔고, 현재는 1인 출판사 ‘웨잇포잇’을 운영하며 심리와 감정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한 번쯤은, 그런 사랑』은 그가 독자들에게 건네는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사랑을 지나온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기록에 가깝다. 서툴렀던 만큼 진심이었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통과한 지금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책장을 덮을 즈음 독자는 자연스럽게 질문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그 사랑은 끝났지만, 나는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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