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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나를 바라보는 별 하나 『별은 깊은 밤의 눈동자』 신간 출간 (지미 리아오 지음, 문현선 옮김, 오늘책)

사라진 줄 알았던 기억이, 오늘을 비추는 빛이 된다

장세환2026년 2월 27일 오후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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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깊은 밤의 눈동자.jpg출판사 제공

벚꽃이 흩날리던 날, 아이들은 단체 사진을 찍는다. 모두 환하게 웃고, 모두 빛난다. 하지만 계절은 바뀌고 친구들은 하나둘 떠난다. 떠들썩하던 교실은 조용해지고, 남겨진 아이는 문득 지난 날들을 떠올린다. 함께 웃었던 날, 다퉜던 순간, 괜히 심술을 부렸던 기억, 용기 내지 못했던 고백까지. 그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하루가 시간이 흐르자 가장 소중한 장면으로 떠오른다.

지미 리아오는 이번 작품에서 ‘상실 이후의 시간’을 그린다. 불안과 후회, 그리움이 뒤섞인 마음을 설득하거나 정답으로 봉합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의 시선을 따라 기억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왜 그때 용감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다시 싸운다면 이번엔 내가 먼저 손을 내밀 텐데.” 짧은 문장들은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끝내 그 시간을 붙잡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안다.

아이의 상상은 하늘로 이어진다. 구름 위에서 다시 만난 친구들과 무지개를 타고, 불꽃놀이를 보고, 함께 식사를 나눈다. 좋았던 기억도, 좋지 않았던 기억도 모두 반짝인다. 별처럼. 별은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빛이다. 그래서 제목처럼, 별은 깊은 밤의 눈동자다. 어둠을 통과한 뒤에야 마주하게 되는 시선이다.

지미 리아오 특유의 색채는 이 여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짙은 남색과 붉은 빛, 따뜻한 노랑과 초록이 어우러지며 감정의 온도를 바꾼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의 스틸컷처럼 펼쳐지며 독자를 천천히 멈춰 세운다. 급히 넘길 수 없는 페이지들이다.

이 책은 아이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어른의 이야기다. 출근길 인파 속에서, 경쟁에 지쳐 고개를 숙인 날, 문득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묻게 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는다. 우리가 잃었다고 생각한 것들은 어쩌면 지금도 주위를 맴돌며 빛나고 있을지 모른다.

어둡기만 한 날도, 환하기만 한 날도 없다. 매일은 흔들리며 지나가지만, 그 하루는 단 한 번뿐이다. 별을 올려다보는 밤이라면, 당신의 기억도 조용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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