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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판을 뒤집는 첫 수업,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 (전보라, 학교도서관저널)

질문에서 출발해 교실에서 완성하는 문해력 매뉴얼

장세환2026년 2월 26일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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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jpg출판사 제공

교실에서 “글을 읽고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교사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처음 만나는 문해력 수업』은 그 막막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까꾸로 문고’의 첫 책으로 나온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겨 온 교육의 틀을 비틀어 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문해력 수업을 처음 열려는 교사에게 구체적인 길을 안내한다. 『수업에 바로 써먹는 문해력 도구』와 『AI 시대 문해력 도구 30』으로 현장에 문해력 도구를 확산해 온 전보라 저자가 강의와 북토크에서 반복해 받아 온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책은 문해력 수업의 정의를 다시 묻는 데서 시작한다. “잘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전략적 독자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이 스스로 읽고, 문제를 해결하며, 다양한 독해 전략을 적용하는 독자가 되도록 돕는 것이 수업의 목표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완벽한 준비보다 실천의 용기를 먼저 내라고 조언한다. 문해력 진단 도구를 활용해 현재 수준을 점검하고, 자기 성찰을 통해 자기주도적 읽기로 나아가는 과정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2장과 3장은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전략이 중심이다. 책을 한 권도 끝까지 읽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읽기 전 워밍업’ 활동을 제안하고, 도서관을 자만추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휘력 수업에서는 교과 어휘 프로젝트나 게임을 통해 부담을 낮추고, 학습도구어를 챙겨 좌절을 줄이도록 돕는다. “잔뜩 힘을 주지 않고 차근차근 가르치자”는 저자의 태도는 교사에게도 숨 고를 시간을 허락한다.

읽기에서 쓰기로 넘어가는 흐름도 체계적이다. 비형식적 쓰기에서 시작해 개념적 쓰기, 종합적 쓰기로 확장하며, 학생 스스로 글을 여러 번 읽고 다듬는 과정의 중요성을 짚는다. 동료 피드백을 통한 윤리적 글쓰기 역시 강조한다. 문해력이 단지 점수를 올리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와 태도를 함께 기르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 장은 디지털 환경으로 확장된다. 구글과 챗지피티를 맹신하는 태도를 경계하며, 사실 여부를 비교 검증하는 수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에 과의존하지 않고 주도권을 쥔 채 함께 읽고 쓰는 방법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전통적 독서 수업을 넘어 디지털 문해력까지 포괄한다.

QR 코드로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는 활동지까지 포함한 이 책은 이론서이면서 실천 매뉴얼이다. 문해력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 교사에게는 첫걸음을 떼게 하는 안내서가, 이미 시도 중인 교사에게는 수업을 지속하게 하는 연료가 될 만하다.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실, 읽고 쓰는 힘을 통해 스스로 길을 찾는 학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든든한 참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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