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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바다를 건너 세계를 본 장사꾼, 『낯선 땅에 표류했던 홍어 장수 문순득』 (신혜경·한민혁, 보리)

두 번의 표류 끝에 돌아와 조선에 새 이야기를 남기다

장세환2026년 2월 25일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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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에 표류했던 홍어 장수 문순득.jpg출판사 제공

역사는 위인 몇 사람의 이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름 없이 바닷길을 오가던 평범한 사람들 역시 시대를 움직였다. 보리의 어린이 역사 시리즈에서 펴낸 『낯선 땅에 표류했던 홍어 장수 문순득』은 조선의 한 장사꾼이 수평선 너머에서 보고 들은 세계를 통해 역사를 새롭게 비춘다.

1801년 12월, 흑산도 홍어를 팔기 위해 배에 올랐던 문순득은 거센 풍랑을 만나 바다 위를 떠돈다. 열하루 만에 닿은 곳은 일본 남쪽 섬나라 유구국. 그곳에서 머무르던 그는 다시 중국으로 향하다 또 한 번 풍랑에 휩쓸려 더 먼 여송까지 떠내려간다. 낯선 언어와 풍습 속에서 살아남은 끝에 표류 3년 2개월 만인 1805년 조선으로 돌아왔다.

그의 경험은 유배 중이던 정약전에게 전해졌고, 이는 기록으로 남았다. 조선의 수평선 바깥 세계를 직접 보고 온 한 인물의 증언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바다는 단지 두려움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문물이 오가는 길이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책은 인물 동화 형식으로 문순득의 여정을 풀어내면서, 그가 살던 시대의 바닷길과 동아시아 교류의 흐름도 함께 짚는다. 저학년 눈높이에 맞춘 쉬운 문장과 그림은 어린이들이 낯선 역사 인물을 가깝게 느끼도록 돕는다. 인물 이야기에서 역사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성 역시 특징이다.

두 번의 표류는 불운이었지만, 그 경험은 조선에 새로운 시야를 남겼다. 홍어를 팔러 나섰던 한 장사꾼의 항해는 결국 세계를 배우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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