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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나이 들지 않는다, 『덕질,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출간(박선희, 행복우물)

쉰 살을 넘어 이어진 덕질의 시간, 좋아하는 마음으로 삶을 다시 세우다

최준혁2026년 2월 19일 오전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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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jpg출판사 제공

『덕질,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는 쉰 살을 넘긴 지금도 ‘덕질’을 이어가고 있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나이가 들면 취향은 정리되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저자 박선희는 좋아하는 마음이 어떻게 삶을 버티게 했는지 솔직하고 담담한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 덕질은 소비나 열광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견디고 자신을 긍정하는 방식에 가깝다.

저자는 영어교사와 강사로 일하며 20대와 30대를 보냈고, 이후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방황과 우울의 시간을 지나왔다고 고백한다. 그 시간 속에서도 덕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한때는 휴덕을 하기도 했고, 다른 이름으로 취향을 숨기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마음은 형태만 바뀐 채 계속 이어졌다. 책은 이런 변화를 ‘탈덕’이나 ‘성장’이라는 단순한 말로 정리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마음의 방향은 여전히 같았다고 말한다.

『덕질,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는 덕질을 둘러싼 편견도 정면으로 다룬다. 빠순이라는 말에 담긴 조롱과 멸시, 나이에 대한 시선, 취향을 오래 붙들고 있는 사람을 향한 불편한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저자는 오히려 그 시선을 통과하며, 편견 없는 쪽을 선택하는 삶이 더 재미있고 더 많은 가능성을 연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쉽게 내려놓지 않았기에, 인간에 대한 애정 역시 끝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고백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이 책의 문장은 가볍게 읽히지만, 그 안에 쌓인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덕질을 통해 배운 건 대상에 대한 충성심이 아니라,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법이었다. 무엇이든 한 번쯤은 찔러보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태도는 덕질의 시간에서 길러진 감각이다. 저자는 좋아하는 마음을 삶에서 분리하지 않고, 오히려 삶을 다시 세우는 힘으로 끌어온다.

『덕질,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는 덕질을 한 적 있는 사람뿐 아니라, 한때 좋아했던 것을 내려놓은 채 살아온 이들에게도 말을 건다. 취향은 나이에 따라 정리되는 목록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증명하는 흔적이라는 메시지가 책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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