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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은 왜 유해한 존재가 되었나, 『#명탐정의유해성』 신간 출간 - (사쿠라바 가즈키, 내친구의서재)

"그때는 정의였고 지금은 유해하다고?", 나오키상 작가의 장르 전복 미스터리

장세환2026년 1월 30일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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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유해성.jpg출판사 제공

"AI도 SNS도 없던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하던 '명탐정'이 이제는 유해한 존재라고?" 한때 '명탐정 사천왕'이라 불리며 아이돌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AI 탐정에 자리를 내준 채 평범하게 살아가는 탐정과 조수가 있다. 이들을 오랜만에 사건 앞으로 소환한 것은 '#명탐정의유해성'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유튜브 영상이다.

나오키상 수상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신작 『#명탐정의유해성』이 내친구의서재에서 출간됐다. 2008년 《내 남자》로 제13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한 작가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입증한 저자가 2024년 발표한 작품이다. 권영주 번역가가 우리말로 옮겼다.

찻집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루미야 유구레. '명탐정 사천왕'이라 불리던 탐정 고코타이 가제와 함께 전국을 떠돌며 사건을 해결하던 시절은 이제 옛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명탐정의 유해성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등장한다. 동영상의 제목은 '명탐정의 유해성을 고발한다! 제1탄은 고코타이 가제의 유해성이다!! 사건의 범인은 정말 범인이었나?'였다. 조회수는 2만 회를 넘어섰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정답'이라 믿었던 결론이 과연 진실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건의 현장과 관계자들을 차례로 방문한다. 실종된 오빠가 '인체의 신비전' 실종 모델로 돌아왔다는 최초의 사건부터 펜션에서 일어난 연속 살인사건, 폭발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 학교에서 일어난 괴담 같은 살인사건까지. 이번엔 범인이 아니라 진실을 찾는 여정이다.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시간선을 따라간다. 과거를 향해 떠나는 고코타이와 나루미야의 여정, 즉 '현재'가 한 축을 이루고, 조수인 나루미야가 고코타이의 활약을 기록해 책으로도 출간한 사건 이야기, 즉 과거가 다른 한 축이 된다. "해결이 곧 끝인가?"라는 불온한 질문은 장르적 재미를 확보하면서도 미스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명쾌해 보이는 '명탐정'의 결론은 과연 완전히 증명될 수 있는가. 단서는 완전하며 거짓 단서가 섞여 있지는 않은가. 이는 '후기 퀸 문제'로 대표되는 구조적 불안을 상기시키며 '미스터리를 의심하는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둔다.

"'세토 내해 급행 살인사건'의 범인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악질적인 비방과 중상을 겪고 있고 직장까지 알아내 익명의 장난 전화가 빈번히 옵니다. 하지만 저는 고발자가 아닙니다. 중단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통쾌한 '해결'이 어떻게 상처로 남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작가는 "업데이트란 새것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틀렸음을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검증의 과정이야말로 성장과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인생이라는 미스터리를 푸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니라고, 만에 하나 과거에 잘못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고 소설은 이야기한다.

2026년, AI가 모든 답을 제시하는 시대에 이 소설은 묻는다. 과거의 '정답'이 현재에도 유효한지, 추리가 남긴 책임과 상처를 누가 돌볼 것인지. 노스탤지어로 출발한 이 작품은 변화한 시대의 윤리와 감수성 속에서 '다시 추리할 것'을 주문하며 '오늘의 미스터리'로 완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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