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퇴사와 잔류 사이, 마음을 먼저 점검하는 기록법, 『처음 일하는 마음을 위한 질문책』(정은수·양희연·오선빈, 어떤책)

상담센터 대신 노트 한 권으로 시작하는 6주에서 7주의 자기 점검

장세환2026년 1월 19일 오전 11:05
800

처음 일하는 마음을 위한 질문책.jpg출판사 제공

회사에 들어간 뒤부터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 소화가 자주 꼬이고, 두통이 잦아지고, 피로가 만성처럼 따라붙는다. 병원에서는 “특별한 이상은 없다”는 말이 돌아오지만, 당사자는 이미 안다. 지금 힘들다는 걸. 『처음 일하는 마음을 위한 질문책』은 그 모호한 신호를 ‘스트레스’라는 단어 하나로 뭉개지 않고, 질문으로 쪼개어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상담학을 공부하며, 특히 사회 초년생과 적응기의 직장인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점을 문제로 삼는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상담을 받기에는 시간도, 비용도 빠듯하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쓰기’다. 인간 중심 상담학의 칼 로저스 이론을 바탕으로, 말로 꺼내기 어려운 감정과 고민을 글로 드러내는 과정 자체가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가정 위에 책의 구조를 세웠다.

이 책은 위로형 에세이가 아니라, 진행표를 따라가며 실제로 손을 움직이는 문답형 워크북에 가깝다. 파트 1은 ‘나를 위로하는 일주일’로 시작한다. 스트레스 자가진단, 명상과 감정 바라보기, 몸에 나타난 스트레스 징후 확인 같은 항목이 이어지고, 자아상을 ‘나무’로 표현하는 과제처럼 상담 현장에서 쓰이는 기법도 끌어온다.

그 다음 갈래가 현실적이다. 파트 2는 상황에 따라 나뉜다. 직장을 당장 그만두기보다 “조금 더 버텨볼 수 있을까”를 묻는다면 ‘즐겁게 버티는 일주일’로, 이직이 현실적인 결론이라면 ‘이직을 준비하는 일주일’로 들어간다. 내재 동기와 외재 동기를 점검하고, 일과 나의 경계를 확인하며, 이직을 선택한 경우에는 고민의 진짜 이유와 불안의 형태를 정리하도록 유도한다. 마지막 파트 3은 한 달 단위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목표를 세우고, 관계지도와 지지 자원을 확인하며, 생활의 리듬을 다시 설계하는 쪽으로 마무리한다.

이 책의 장점은 “힘내”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신 “지금의 나를 압박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를 묻고, “그 압박이 몸과 마음에 어떤 방식으로 남는지”를 기록하게 한다. 퇴사냐 잔류냐를 성급히 결론내기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마음의 상태를 먼저 측정하고 정리하도록 만든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회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일상에 적용 가능한 질문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있다.

『처음 일하는 마음을 위한 질문책』은 직장생활을 ‘버텨내는 기술’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버티는 동안 나를 어디까지 소모시키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말한다. 노트 한 권을 펼치는 일이 거창한 해결책은 아닐지 몰라도, 지금의 혼란을 ‘정리 가능한 언어’로 바꾸는 순간부터 숨이 조금은 쉬어질 수 있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9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2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