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newbooks

머릿속을 읽고 싶은 욕망을 실험으로 길잡이 삼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사람과나무사이)

일상의 관계 난제를 63가지 실험으로 풀어낸 뇌과학 안내서

장세환2026년 1월 12일 오전 8:45
809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jpg출판사 제공

사람 마음은 가까이 있어도 멀다. 표정 하나, 말 한마디에 흔들리면서도 우리는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끝내 확신하지 못한다. 사람과나무사이가 이케가야 유지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을 펴내며, 이 막막함을 과학의 질문으로 끌어올렸다. 책은 타인의 마음을 읽고 싶다는 욕망에서 출발해,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 왜 어려운지부터 차근히 짚는다.

저자는 도쿄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뇌과학자로, 정신의학과 뇌과학, 사회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넘나드는 연구들을 엮어 63가지 심리실험을 한 권에 담았다. 하버드대, 미네소타대 등 세계 연구진의 실험을 통해 인간의 선택과 감정, 기억의 작동 방식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보여준다. 독자에게는 “심리 여행의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건네고 싶었다는 말이 책 전체의 방향을 잡는다.

구성은 생각하는 뇌, 기억, 사람과의 관계, 기분과 쾌감, 보이지 않는 세계, 미래라는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교육과 훈육, 보상과 처벌, 확률 판단, 후회와 감정 같은 주제가 촘촘히 배치돼, 익숙한 일상이 어느 순간 실험의 무대가 된다. “인간이 쥐보다 비합리적일 때가 있다”는 도발적 문제 제기도, 결국 우리 뇌의 오류가 만들어내는 선택의 패턴을 이해하도록 이끈다.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결과를 단정으로 끝내지 않는 데 있다. 예컨대 선택지가 많아지면 만족이 커질 것 같지만 오히려 결정을 망설이는 이유, 꾸중이 학습을 돕는 듯 보여도 자발성을 꺾어버리는 순간, 손해를 피하려는 마음이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부르는 과정이 실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때 실험은 지식이 아니라 거울 역할을 한다. 독자는 자신의 인간관계와 감정, 확률 감각과 보상 심리를 돌아보며, 왜 늘 같은 지점에서 후회가 되풀이되는지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니나킴의 그림은 복잡한 개념을 부담 없이 붙잡게 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서수지의 번역은 실험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문장을 또렷하게 세운다. 뇌가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장치라는 설명은, 결국 실수투성이 선택을 탓하기보다 이해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읽고 나면 타인의 속내를 단번에 맞히는 능력보다는, 내 판단이 어디서 흔들리는지 알아차리는 힘이 남는다.

관계의 답을 찾기 어려울수록, 이 책은 마음의 길을 다시 그리게 만든다.

관련 기사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인도에서 기회를 만나다』 출간 (신시열, 이콘)

6월 10일 오후 3:56
8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몸은 스스로 치유한다, 『자가 수리점』 출간 (헨리 비일러, 사이몬북스)

6월 10일 오후 3:52
11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사라지는 손목, 남는 체온 ― 『솜사탕 증후군』 (박윤일, 파란)

6월 10일 오후 3:45
8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