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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속에서 ‘중요한 말’을 골라내는 기술, 『튠 인: 판단을 흔드는 열 가지 함정』 출간(누알라 월시, 이든서재)
뉴스와 SNS의 과부하를 뚫고 오판을 줄이는 듣기의 전략
출판사 제공
회의실에서 누군가 “문제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안도감에 기대어 더 듣지 않곤 한다. 하지만 디지털 소음이 커질수록 안도감은 가장 위험한 신호가 된다. 행동과학 전문가 누알라 월시는 30년 넘게 금융과 위기관리 현장에서 목격한 의사결정 실패를 바탕으로, 판단을 흐리는 10가지 함정과 이를 벗어나는 훈련법을 제시한다. 이든서재가 펴낸 번역서 『튠 인: 판단을 흔드는 열 가지 함정』은 ‘듣는 방식’이 리더십과 커리어를 바꾸는 과정을 사례로 보여준다.
우리는 정보를 적게 들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들어서 길을 잃는다. 뉴스, SNS, 보고서, 데이터가 한꺼번에 밀려오면 뇌는 신호보다 소음을 먼저 처리하고, 그 틈을 편향이 메운다. 책은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고 불편한 반론을 차단하는 습관이 어떻게 판단을 잠식하는지 짚는다. “진짜 가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다.”는 대목은, 조용한 경고를 놓치는 순간이 곧 오판의 출발점임을 환기한다.
월시는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인지적 결함을 맹점, 농점, 아점으로 부른다. 보이지 않는 위험은 못 본 채 지나가고, 듣기 싫은 소리는 안 들린 척하며, 말해야 할 순간엔 판단이 굳어버리는 상태다. 여기에 PERIMETERS가 겹친다. 권력, 자아, 위험, 정체성, 기억, 윤리, 시간, 감정, 관계, 이야기라는 10개의 요소가 압박과 불확실성 속에서 작동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반대 증거가 ‘잡음’으로 처리된다. “대부분 사람이 상대가 말할 때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듣기의 태도가 곧 의사결정의 품질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드러낸다.
중요한 건 함정의 이름을 외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책은 자신이 어떤 목소리에 끌리는지, 어떤 경고를 무시하는지 스스로 점검하게 만들며, 조직의 의사소통과 리더십에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회의록에 남지 않는 망설임, 팀 채팅의 과한 확신, 숫자 뒤에 숨은 불일치가 왜 반복해서 묻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임과 윤리가 어떻게 흐려지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낸다.
해법으로 제시되는 5단계 실행 전략은 SONIC이다. 속도를 늦추고, 주의를 정리하며, 새로운 관점을 탐색하고, 굳은 사고방식을 끊고, 상황과 사람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듣기’를 행동으로 바꾼다. 책 속 사례는 유명인의 몰락, 금융 사기, 기업 스캔들처럼 극단의 순간을 다루지만, 독자에게 남는 포인트는 일상이다. 고객의 짧은 침묵, 가족 대화의 한숨, 동료의 말끝이 흔들리는 순간 같은 미세한 신호가 결국 큰 결정의 방향을 바꾼다.
특히 책은 신호 판독에 ‘과학적 지식’과 ‘자기 이해’가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데이터 과부하 속에서 단정과 확신이 빨라질수록, 우리는 더 쉽게 오판한다. 그래서 『튠 인』은 더 많이 듣는 법이 아니라, 덜 흔들리게 듣는 법에 가깝다. 지금 내 판단을 흔드는 소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외면해 온 진짜 신호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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