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스타북스가 박인환 탄생 100주년과 서거 70주년을 기념해 『박인환 전 시집』을 출간했다. 전후 서울의 거리와 술집, 다방과 영화관을 오가며 도시의 감정을 예민한 언어로 포착했던 박인환을 전집 성격으로 다시 묶은 책이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으로 대표되던 시인의 이미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참여와 전쟁 이후 소시민의 풍경, 여행과 이국, 자연 서정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출판사는 “명동의 밤과 도시의 감수성이” 되살아나는 기념판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시를 주제별 6부로 나눠 박인환 문학의 결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1부에는 사회 참여적 시편을, 2부에는 6.25를 겪은 가족과 사회를, 3부에는 미국 여행 체험을 바탕으로 한 외국 관련 시를 배치했다. 4부는 전쟁을 통과하며 변모하는 시적 태도를, 5부는 고향과 계절, 자연을 노래한 서정과 추가 발굴작을 담았다. 6부에는 영화평론과 수필을 함께 실어 ‘영화를 좋아한 시인’의 또 다른 언어까지 한 권에서 만날 수 있게 했다.
출판사는 신문과 잡지에 발표됐지만 기존 시집에 실리지 못했던 작품을 발굴해 정리했다고 설명한다. 익숙한 명작 재수록에 그치지 않고, 박인환의 시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고 변화했는지를 흐름으로 읽게 하는 구성이 특징이다. 부록에는 조명제의 평론 2편과 박인환 시를 따라 걷는 여행 글, 발표순 시 목록, 연보 등을 더해 연구와 독서의 길잡이 역할도 맡는다. “센티멘털리즘의 통속 시인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작품 전체로 다시 검토하자는 문제의식도 책 곳곳에 깔려 있다.
박인환은 ‘명동백작’, ‘모던보이’로 불리며 전후 서울의 불안과 허무, 사랑과 상실을 도시적 감각으로 끌어올린 시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전집은 그 감수성을 단일한 이미지로 고정하지 않고, 전쟁과 도시, 사회 참여, 여행, 서정이 공존하는 다층적 언어로 복원한다. 지금도 반복되는 도시의 불안과 고독 앞에서, 박인환의 문장은 여전히 현재형의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