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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문을 다시 여는 비평, 『해석에 반하여』 출간(수전 손택, 윌북)
윌북, 수전 손택 대표 에세이 『해석에 반하여』 새 번역 출간 홍한별 번역으로 만나는 손택 에세이 26편
출판사 제공
윌북이 수전 손택의 대표 에세이집 『해석에 반하여』를 홍한별 번역으로 새롭게 펴냈다. 과잉 해석이 예술의 생명력을 훼손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작품을 의미로만 붙잡지 말고 감각으로 다시 경험하자고 촉구한다. 「해석에 반하여」, 「‘캠프’에 관한 노트」 등 손택의 정수를 담은 글 26편을 한 권에 묶었다. 정여울의 여는 글과 옮긴이의 말도 함께 실렸다.
이 책은 손택이 “해석은 지성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라고 선언하며 현대 비평의 지형을 흔든 출발점으로 꼽힌다. 손택은 작품을 설명 가능한 메시지로 환원하는 독법에 맞서, 스타일과 표현성, 감각의 선명도를 회복하자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예술의 성애학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은 그 주장에 불을 붙인다.
수록 글들은 한 장르에 머물지 않는다. 문학과 영화, 음악과 연극, 정신분석과 종교, 대중문화까지 넘나들며 비평이 가닿을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특히 「‘캠프’에 관한 노트」는 취향을 판정의 도구가 아니라 즐기고 감상하는 방식으로 재정의하며,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라는 낡은 구분을 흔든다.
읽는 재미는 손택의 논지 자체뿐 아니라 문장에 있다. 직관적 비유와 단호한 판단, 그리고 예술을 대하는 애호가의 태도가 함께 밀고 나간다. 작품을 잘 모르는 독자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손택은 해석의 습관을 의심하게 만들고 감각과 사유의 균형을 다시 세운다. 예술을 좋아하지만 설명 앞에서 쉽게 지쳐왔던 독자에게는, 비평이 ‘정답’이 아니라 ‘감각의 확장’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안내서가 된다.
『해석에 반하여』는 예술을 이해하려 애쓰기 전에 먼저 느끼는 법부터 되돌려 놓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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