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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은 무급, 청소 노동은 월급』, 『나이 오십에 청소노동자』 출간(송은주, 시프)
아들의 독립 이후, 병원 청소 유니폼이 열어 준 50대의 두 번째 생활
출판사 제공
평생 전업주부와 파트타임 일을 오가며 살아온 한 여성이 50대에 병원 청소 일을 시작했다. 집에서는 늘 하던 걸레질이었지만, 일터에서는 통장에 찍히는 품삯으로 돌아왔다. 『나이 오십에 청소노동자』는 그 변화가 가져온 자존감의 회복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따라간다. 중년의 우울과 돈 걱정, 가족 관계의 균열까지,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방법’을 생활 언어로 붙잡는다.
처음엔 별일 아닌 선택처럼 보인다. 아들의 독립으로 집이 조용해진 뒤, 마음 한쪽이 텅 빈 날들. 갱년기 초입의 무기력과 “내가 누구였지?”라는 질문이 겹치면서, 저자는 우연히 ‘병원 청소 알바’ 자리를 만난다. 책은 그 순간을 거창한 결심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다만 삶에 금이 가기 시작한 지점, 그 작은 균열을 정확히 보여준다.
병원에서의 청소는 집안일과 닮았지만 결과는 다르다. 집에서는 티도 안 나던 노동이, 복도 바닥의 얼룩처럼 ‘지워지는 만큼’ 눈에 보인다. 그동안 평가받지 못했던 일이 월급으로 환산되는 경험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집 청소 한다고 누가 돈을 주나?”라는 자조가, 일터에서는 ‘내가 쓸모 있다’는 감각으로 바뀐다.
책은 청소 노동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피로, 돈 앞에서 작아지는 마음, 남편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현실의 온도, 사교육 시장을 떠받치던 불안 같은 것들이 그대로 나온다. 특히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살아온 시간이 끝난 뒤 남는 공백을 숨기지 않는다. 그 공백을 견디는 방식으로 ‘읽기와 쓰기’를 놓지 않았고, 결국 그 기록이 책이 됐다.
읽다 보면 이 에세이는 ‘청소’ 이야기라기보다 ‘이름’ 이야기로 수렴한다. 가족의 역할을 떼어내고 나서야 비로소 남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방식.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저자는 노동이 준 것은 돈만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과 관계의 거리, 그리고 스스로를 설명할 언어였다고 말한다. “이름이란 얼마나 좋은 위안인가!”라는 문장이 그래서 오래 남는다.
중년의 삶이 흔들리는 순간, 이 책은 “작은 균열 하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쪽으로 조용히 등을 떠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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