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불안은 성격이 아니라 습관이다, 『불안이 습관이 되지 않게』 출간(엘런 핸드릭슨, 알에이치코리아(RHK))
사회불안을 ‘생각의 영화’로 바라보고 빠져나오는 법
출판사 제공
사람들 앞에서 말이 막히고, 데이트나 면접 같은 순간마다 심장이 먼저 달리는 이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임상심리학자 엘런 핸드릭슨의 『불안이 습관이 되지 않게』가 번역가 임현경의 옮김으로 알에이치코리아(RHK)에서 출간됐다. “그냥 편하게 너답게 해”라는 조언이 오히려 더 화가 나는 이유도 책은 놓치지 않는다. 불안에 휩싸인 순간에는 생각과 말, 반응의 기본 능력 자체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안이 현실을 정확히 비추는 경보가 아니라, 왜곡된 인식이 키운 ‘확대 화면’일 수 있다고 짚는다.
사회불안은 종종 ‘나만 이런가’라는 고립감과 함께 온다. 책은 그 감정이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오래 반복된 회피와 자기검열이 만들어 낸 습관이라고 설명한다. 말문이 막힐까 봐 침묵을 택하고, 떨릴까 봐 몸을 고정하는 순간 불안은 잠시 잦아들지만, 그 다음 장면에서 더 크게 돌아온다는 논리다. 저자는 “회피는 감정적 안녕의 주적이다”라는 문장으로 그 악순환을 단정하며, 회피가 불안을 ‘유지 관리’한다는 점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저자 역시 사회불안을 겪은 경험을 숨기지 않는다. 보스턴대학교 불안장애센터에서 연구와 임상을 이어 온 그는, 자신의 과거를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해 독자에게 거리감을 줄인다. 학계의 말처럼 연구가 삶에서 출발할 때, 처방 역시 현장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불안이 갈색 눈, 곱슬머리처럼 타고난 일부라고 믿어 버리는 순간부터 습관은 더 단단해진다는 경고도 덧붙인다.
책의 핵심은 불안한 생각을 ‘사실’로 취급하지 않는 훈련에 있다. 극장에서 영화에 빨려 들어가듯 머릿속 장면에 잠겨 있을 때, 한 걸음 물러서 “생각은 현실이 아니다”라고 인식하는 방식이다. 내면의 비판자가 상황을 돋보기로 확대하고 왜곡한다는 설명은, 독자가 자기 판단의 출처를 되짚게 만든다. 저자는 처벌받는 환경보다 지지받는 환경에서 목표를 더 잘 성취한다는 원칙을 들며, 자기비난 대신 ‘힘이 되는 태도’로 연습을 이어가라고 제안한다.
실천 파트는 작고 구체적이다.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가까이 가는 연습을 단계로 나누고, 대화의 첫 문장, 시선 처리, 머뭇거림 같은 ‘들킬까 봐 두려운 포인트’를 실제 행동으로 다뤄 본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일이 목적이 아니라, 불편함을 견디는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설명도 설득력을 더한다. 결국 익숙해질 때까지 불안을 여러 번 마주해야 편안함이 따라온다는 결론이다.
독자에게 남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불안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불안과 함께 움직일 때 관계의 순간이 다시 열린다는 것. 인간관계에서 자주 흔들리는 사람, 발표와 면접을 앞두고 몸이 굳는 사람, ‘내가 이상해 보일까’라는 질문에 하루를 빼앗기는 사람에게 이 책은 현실적인 안내서가 될 수 있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