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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방언을 중핵으로 한 경상도방언』 신간 출간(신기상, 북스힐)
울산 말씨로 읽는 경상도방언의 체계와 표준어화의 길
출판사 제공
경상도 사람 말투가 왜 유난히 “억세게” 들릴까. 또 어르신들이 쓰던 토박이 말은 어디까지 남아 있고, 얼마나 표준어로 바뀌었을까. 울산 출신 국어학자 신기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가 현장에서 채집한 방대한 구술 자료를 한데 모은 『울산방언을 중핵으로 한 경상도방언』이 북스힐에서 나왔다. 어렵고 이론적인 방언학이 아니라, 실제 방언 예문을 중심에 두고 경상도방언의 뼈대와 변화를 차근차근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울산방언을 중심 축으로 삼아 경상도방언 전체를 조망한다. 울산 울주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수십 년 동안 울산과 동남권 지역의 말을 직접 채집해 왔다.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경상도방언의 음운과 운소, 고저장단, 문법과 어휘의 경향, 표준어화 과정을 네 갈래로 나누어 정리했다. 이론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실제 쓰인 말과 문장을 풍부하게 제시해 “자료가 스스로 말하게 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1장은 경상도방언의 기본 구조를 다룬다. 언어와 음운, 방언과 표준어의 관계를 개괄한 뒤 울산방언의 음운 체계와 운소 체계를 소개한다. 특히 경상도 말의 인상을 좌우하는 성조와 장단이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지, 표준어와 무엇이 다른지를 음성 실례를 통해 보여 준다. 독자는 “억세다”는 인상이 막연한 감상이 아니라, 높낮이와 길이의 체계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2장에서는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경상도방언의 고저장단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체언과 용언의 억양 패턴, 피동사와 사동사의 고저 대립이 어떻게 의미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구체적인 예문으로 설명한다. 같은 어간이라도 억양 위치가 달라지면 문장의 느낌과 쓰임이 바뀌는 경상도 특유의 억양 문법을 통해, 방언이 단순한 발음 변형이 아니라 정교한 언어 체계임을 드러낸다.
3장은 경상도방언의 여러 언어적 경향을 묶어 보여 준다. 음운 변화의 규칙성, 말 만들어 쓰는 방식, 곡용과 활용에서 나타나는 특징, 옛말의 흔적, 장음화와 절음 현상 등을 다양한 예를 통해 정리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안 쓰는 말인데, 할머니가 자주 쓰시던 말” 같은 어휘들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지니는지, 또 그 속에 국어사적 단서가 어떻게 숨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4장은 경상도방언의 표준어화를 다룬다. 울산 지역 고령 화자들의 발화 자료를 중심으로 1950년대 토박이 방언과 현재 방언을 비교하며, 어휘와 음운이 어떤 방향으로 서울 표준어에 수렴하고 있는지 추적한다.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표준어를 섞어 쓰는 사이, 어떤 말이 사라지고 어떤 말이 변형된 채 남는지 살피면서 “방언의 현재 진행형”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 아카이브로서의 의미도 크다.
저자는 기존 논문인 「동부경남방언의 고저장단 연구」, 『울산방언 사전』, 『울산 방언 피동사와 사동사』에서 다룬 내용을 추리고 보완해 이번 책에 담았다. 방언 연구자와 국어학 전공자에게는 기초 자료이자 참고서가 되고, 울산과 경상도 말씨의 뿌리가 궁금한 일반 독자에게는 “우리 동네 말”을 새삼 다르게 듣게 해 주는 교양서가 될 만하다. 362쪽 분량으로, 방언 예문을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언어의 숨결과 국어의 깊이를 함께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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