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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와 번아웃 직장인에게 보내는 생존 보고서, 『전심전력』(강경민, 나비의활주로)

30년 영업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실패의 기록

장세환2025년 12월 17일 오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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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전후 건설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영업 현장을 버틴 강경민이 자신의 실패와 후회를 모아 책 『전심전력』(나비의활주로)을 펴냈다. 화려한 성공담 대신, 수주 경쟁에서 연달아 떨어지고, 회의실에서 질책을 듣고, 밤늦게까지 엑셀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 날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다시 태어나면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고백에서 출발한 이 책은, 내일이 막막한 2030세대와 번아웃에 시달리는 회사원들에게 “그래도 한 번 더 가보자”는 신호를 보낸다.

강경민은 빽도, 스펙도 특별하지 않은 ‘현대판 샐러리맨’이다. 영업이 뭔지도 모른 채 건설사 정비사업 파트에 배치돼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백 번의 프레젠테이션과 협상 테이블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쌓인 글이 사내 게시판에만 천여 편, 그 가운데 91편을 골라 『전심전력』에 담았다. 실적 압박과 구조조정, 승진 경쟁에 내몰린 후배 세대를 떠올리며 “답을 아는 선배가 아니라, 아직도 헤매고 있는 선배로서” 쓴 기록이다.

강경민이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영업 첫해 계약 ‘0건’이었던 시절, 거래처에서 문전박대당하고 돌아와 차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 날, 상사와의 갈등으로 사표를 쥐고도 끝내 내지 못했던 순간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실패와 수치를 지운다고 인생이 깔끔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날까지 포함해서 나를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다음 칸으로 넘어간다”고 말한다.

책 곳곳에는 2030세대가 공감할 문장들이 박혀 있다. “겸손이 탁월함을 완성한다”, “강한 사람은 복수하지만, 더 강한 사람은 용서한다”, “오늘 버틴 것이 내일의 경쟁력이 된다” 같은 문장들은 슬로건이 아니라, 수십 년 조직 생활 끝에 남은 짧은 결론들이다. 실적과 인사고과에만 매달리기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스스로를 지키는 기준을 먼저 세우라는 메시지가 중심을 이룬다.

AI와 자동화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 강경민은 “기계가 못하는 곳에서 인간의 일이 시작된다”고 단언한다. 숫자는 시스템이 계산하더라도, 상대의 눈빛과 숨겨진 이해관계를 읽고, 틀어진 관계를 다시 메우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후배들에게 더 많은 야근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찰과 더 단단한 마음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전심전력』은 결국 한 영업맨이 후배들에게 남기는 긴 편지다. 대단한 성공 신화를 들려주기보다는, “나도 여기까지 겨우 왔다”는 솔직함으로 한국 사회를 버티는 청년들과 번아웃 직장인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방향을 잃은 듯한 날, 이 책을 펼치면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완벽한 내일을 약속할 수는 없지만, 오늘 최선을 다해 버틴 시간만큼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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