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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시대, 문과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출간, 『양자컴퓨터 시대의 양자 교양』(이동우 지음, 행성B)
비전공자를 위한 양자 교양
출판사 제공
“양자역학을 모르면 앞으로 10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에, 비전공자를 위한 양자 교양서가 나왔다.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에서 미래 신사업을 맡고 있는 저자 이동우가 쓴 『양자컴퓨터 시대의 양자 교양』은 수식과 난해한 비유 대신, 논리와 맥락으로 양자 세계를 풀어내는 설명서다.
이 책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LED 조명, MRI와 같은 일상 기술부터 태양광 발전에 이르기까지, 이미 우리의 삶은 양자역학 위에 서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백 년이 걸릴 연산을 몇 초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양자컴퓨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양자 과학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저자는 “양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전제를 세우고, 앞으로 10년을 움직일 핵심 언어로 양자를 제시한다.
1부 ‘현묘한 양자역학’에서 책은 먼저 양자의 기본 개념을 차근차근 짚는다. 빛과 물질이 동시에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이중성, 측정하기 전에는 상태를 확률로밖에 말할 수 없는 불확정성,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잘 알려진 중첩과 관측의 문제 등이 핵심이다. ‘빛의 입자성’을 통해 양자역학의 문을 연 아인슈타인, 파동 방정식을 만든 슈뢰딩거, 코펜하겐 해석을 주도한 보어 등 물리학사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수학 문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관을 두고 싸운 사람들”로 그려내는 점이 특징이다. 과학 이론이 어떻게 기존 상식과 충돌하며 패러다임을 바꿔 왔는지까지 함께 보여주어, 양자역학을 자연스럽게 ‘사고방식의 혁명’으로 이해하게 한다.
2부는 본격적으로 양자컴퓨터와 산업·정치의 지형을 다룬다. 저자는 기존 반도체 기반 컴퓨터를 “논리와 계산을 담당하는 좌뇌”, 양자컴퓨터를 “직관과 패턴 인식을 담당하는 우뇌”에 비유하며 두 기술의 차이를 설명한다. 0과 1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는 비트와 달리, 동시에 여러 상태를 취할 수 있는 큐비트의 성질이 왜 연산 속도와 효율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만드는지, 또 이 차이가 인공지능·신약 개발·물류 최적화·기후 연구 같은 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짚어 나간다.
양자 기술을 둘러싼 국제 질서의 재편도 중요한 축이다. 저자는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중심으로 기술 패권을 구축해 온 과정, 이에 대응해 중국이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을 차세대 전략 기술로 키우는 움직임을 함께 보여준다. 한국 정부가 양자를 반도체·AI와 함께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 배경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어낸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어떤 국가와 기업이 미래 인프라를 선점할 것인가”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며, 양자 기술을 이해하는 일이 곧 국제 정세를 읽는 역량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을 “학창시절 과학을 포기했던 문과생”이라고 밝히며, 그때 느꼈던 막막함을 기억하고 글을 썼다고 말한다. 어렵고 추상적인 공식 대신, 왜 이 개념이 등장했는지, 우리 삶과 어떤 지점에서 맞닿아 있는지에 집중한 구성 덕분에, 과학에 거리감을 느꼈던 독자도 부담 없이 양자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미래 기술과 산업, 국제 정치의 방향을 가늠해 보고 싶은 직장인과 대학생, 인문·사회 분야 독자에게 실질적인 ‘양자 입문서’가 되어 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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