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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변해도 마케터는 남는다』 신간 출간(맹명관, 나비의활주로)

디지털 격변기, 본질을 붙잡는 마케터의 생존법 기술과 세대가 바뀌어도 남는 것, 마케터의 생각하는 힘

장세환2025년 12월 12일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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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변해도 마케터는 남는다.jpg출판사 제공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끝나지 않는 불황이 겹친 시대에 마케터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40년 넘게 ‘맹사부’라는 별칭으로 마케팅 현장을 지켜온 맹명관이 신간 『브랜드는 변해도 마케터는 남는다』(나비의활주로)를 통해 답을 내놓았다. 코닥과 노키아의 몰락, MZ세대의 디깅 문화, 챗GPT와 빅데이터까지,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며 “브랜드는 사라질 수 있어도, 생각하는 마케터는 남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1부는 시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짚는다. 프리첼, 코닥, 노키아, IBM 같은 이름을 다시 불러내며 “왜 어떤 브랜드는 사라지고, 어떤 기업은 방향을 틀어 살아남았는가”를 묻는다. 디지털이라는 단어 하나가 TV·라디오·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SNS·메타버스로 고객 접점을 확장시킨 과정,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마케팅의 기본 문법이 된 배경이 촘촘하게 정리된다. ‘빅블러’로 불리는 산업 간 경계 붕괴, 세대 교체가 만든 가치관의 변화, 기술 문명이 초래한 갈등과 기회도 마케터의 언어로 풀어낸다.

MZ세대의 ‘디깅’ 문화를 읽어내는 시선도 눈에 띈다. 작가는 “더 이상 고갱님은 없다”고 말하며, 거래 중심이던 고객을 관계·참여·경험의 축으로 재정의한다. 팬덤처럼 브랜드를 파고드는 세대, 개인화에 불을 지르는 소비자 앞에서 기업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나이키가 1등 자리를 내준 사례, 스타벅스와 소니의 위기와 회복을 통해 보여준다. 브랜드 순위는 단순한 리스트가 아니라 시대정신의 거울이라는 식이다.

2부에서는 불황기 마케팅의 실전 전략으로 들어간다. 전쟁의 파워 논리를 빌려와 “기선을 제압하는 속도 전략, 자원을 한 점에 모았다가 분산하는 집중·확장 전략”을 설명하고,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전환, 삼성 반도체의 메모리 집중 투자를 사례로 제시한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쇼핑과 커머스의 판을 어떻게 바꾸는지, 데이터와 기술을 ‘도구’로 삼는 마케터와 그렇지 못한 마케터의 격차도 드러낸다. 설득 중심 광고에서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 옮겨간 흐름, 고객의 습관을 도발해 새로운 행동을 이끌어내는 법, 오프라인 구독 모델이 불황의 벽을 뚫는 방식 등은 현업 마케터와 1인 사업가 모두에게 바로 적용 가능한 조언으로 읽힌다.

불황을 기회로 전환하는 키워드로는 ‘해자(Moat)’가 제시된다. 워런 버핏이 집요하게 찾는 기업의 해자 개념을 마케팅 언어로 옮겨와, 브랜드가 구축해야 할 진입 장벽과 구조적 강점을 정리한다. 가격 인상에도 고객이 떠나지 않는 힘, 특허·R&D·서비스 경험이 만드는 방패막이 왜 불황기 생존의 핵심인지, 엔비디아와 TSMC 같은 사례로 설명한다. 혁신 수용 주기와 ‘캐즘’을 넘어서는 방법, 히트상품 개발 원칙, 때로는 고객에게 “지금은 사지 말라”고 말하는 디마케팅 전략까지, 판을 뒤흔드는 마케팅 스킬이 촘촘히 배치돼 있다.

3부는 ‘맹사부’ 개인의 이야기로 톤이 달라진다. 결핍에서 출발한 성장의 에너지, 광고회사에서 운명을 바꾼 한 문장, 사람과 기업의 철학을 읽어내는 ‘시크릿 코드’, 맹사부식 인맥 관리법과 글쓰기 습관이 솔직하게 털어놓아진다. 40여 년 동안 강의실과 현장을 오가며 쌓인 단상, ‘강하지 않고도 오래 가는’ 일상의 루틴, 유명 마케터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퍼즐은 후배 마케터에게 보내는 조용한 응원에 가깝다. 이번 책이 챗GPT를 ‘협조자 챗 군’이라 부르며 함께 집필한 결과물이라는 고백도, 마케터가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브랜드는 변해도 마케터는 남는다』는 마케팅 이론서이자, 동시에 한 사람의 마케터가 시대의 물살을 버티며 축적해온 아카이브다. 브랜드가 순식간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시대, 무엇이 남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묻는 이들에게 “결국 살아남는 것은 브랜드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오래된 진실을 다시 확인시킨다.

브랜드가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마케터의 질문과 공부가 곧 내일의 생존 전략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끝까지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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